미국 거부권에 뿔난 유엔 사무총장 "안보리 개혁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3.12.11 17:13

[이·팔 전쟁] 정전 결의안 안보리 채택 안돼 또 총회로…5개 상임이사국은 '거부권' 가져

[카트만두=AP/뉴시스] 지난 10월 29일(현지시간) 네팔을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푸슈파 카말 다할 네팔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가자 지구 상황이 갈수록 절박해지고 있다며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2023.10.30.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기능이 지정학적 분열로 마비됐다."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또 거부권을 행사해 이-팔 정전 촉구 결의안 채택이 무산되자 유엔 안보리의 구조에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는 비판이 유엔 사무총장의 입을 통해 직접 제기됐다.

유엔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안보리가 아닌 유엔 총회에서 다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즉각적이고 인도주의적 정전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지난 9일 미국이 안보리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문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나타난 움직임이다.

유엔은 지난 10월에도 긴급 특별 총회를 소집하고 이-팔 간 정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나,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보리와 달리 총회에서의 결의안은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 하지만 소수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인정되지 않아 미국의 입김에서 자유롭다. 이번 총회에서의 휴전 결의안 표결은 지난 9일 미국이 안보리에서 휴전 결의문에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나온 움직임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0일 카타르에서 '공동의 미래 구축'을 주제로 열린 2023 도하 포럼 개회식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휴전을 호소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안보리의 무대책이 안보리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미국의 거부권 행사를 두고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최고의 포럼이 지정학적 분열로 마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구테흐스 총장은 특히 유엔 안보리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상임이사국인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미국 간 분열로 원조 제공에만 좁게 초점을 맞춘 결의안 하나만 채택한 안보리의 구조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평등과 연대에 뿌리를 두고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기반한 글로벌 구조를 최신화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으로 직원 100명 이상을 잃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필립 라자리니 집행위원장도 "지금 가자지구의 지옥 같은 상황을 끝내기 위해선 인도주의적 휴전이 필요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팔 위기를 놓고 유엔에 긴급 특별회기 재개를 촉구하는 아랍그룹의 의장과 이슬람협력기구의 요청도 거세다. 지난 10월 유엔 총회에서는 의결정족수인 3분의 2를 넘는 121개국이 즉각적이고도 인도주의적인 정전 촉구 결의문 채택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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