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서울행 비행기, 방향 틀어 北 함경도로"…아직도 억류[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 2023.12.11 09:53

편집자주 |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대한항공 NAMC YS-11기 국내선 여객기 자료사진.

1969년 12월 11일. 강릉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NAMC YS-11기 국내선 여객기가 납치됐다. 강원도 평창 대관령 일대 상공에서 승객으로 위장한 북한 공작원 조창희가 비행기를 납치, 함경남도 선덕 비행장에 강제 착륙한 일명 'KAL기 납북사건'이다.

이 여객기는 이날 낮 12시 23분 승무원 4명과 승객 47명을 태우고 대관령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객석 맨 앞자리에서 일반 승객인 척 앉아있던 고정 간첩 조창희가 권총을 들고 조종실에 뛰어들었다.

비행기는 그때부터 북쪽으로 기수를 틀게 됐다. 기내에서 총격은 없었다. 여객기는 그대로 휴전선을 통과해 오후 1시 18분쯤 북한 함경남도 선덕 비행장에 강제 착륙했다.

긴급 출동한 북한기 2대가 비행기를 선덕 비행장으로 유도했고,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여객기를 납치한 범인 조창희가 제일 먼저 내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검은 세단에 타고 모습을 감췄다.

사건 발생 후 약 30시간이 흐른 12일 오전. 북한 평양방송은 착륙 지점을 밝히지 않고 KAL YS-11기가 두 조종사의 자진 입북으로 북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5월 29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납북피해자 생사확인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어 12월 22일 판문점에서 UN 주재로 열린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 회의'에서 북한에 납북된 사람들과 여객기 기체의 송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UN군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며 거부했다.


이후 대한민국은 일본 적십자와 국제적십자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북한과의 협상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이에도 응하지 않았다. 사건 이후 대한민국 각지에서 북한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12개국 주요 항공사에서 이 사건에 대해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북한은 12월 24일 '조종사 환영 시민대회'를 열어 정치 선전 조작극을 벌이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납치 55일 만에 승객을 송환하겠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약속일인 1970년 2월 4일에 이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납치 66일 만인 2월 14일 판문점을 통해 51명 중 조종사 등 12명을 억류하고 37명만을 송환했다.

이 사건으로 북한에 억류된 이들은 아직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2001년 2월에는 송환되지 못한 승무원 중 한 명이었던 성경희씨는 제3차 이산가족 방북단으로 평양을 방문한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기도 했다.

아직 북한에 억류돼있는 피해자 가족은 지난 5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개 서신을 보내 "정상적인 국가 시스템의 작동으로 송환과 생사 확인을 이뤄주시기를 대통령께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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