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고 존엄한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신간]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 2023.12.08 17:14

[서평]인간다움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 깊어지는 불평등, AI로 대변되는 과학기술의 확장 등 심각한 공멸의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가장 유용하고 확실한 도구는 뭘까. 김기현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인간다움'이라고 말한다.

책 '인간다움'은 문명의 형성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간다움'의 연대기를 추적하며 허공에 떠 있는 '인간다움'의 개념을 재정의해준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무수한 재료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고 특별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해준다.

서울대에서 철학을 인지과학과 연결하고 심리철학으로 확장해 가르쳐온 저자는 이 책에서 인문과 심리, 역사, 과학의 영역을 넘나드는 대서사를 통해 '인간다움'이 지금의 우리 내면세계를 완성해나간 방대한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자는 거대한 시대 변화의 기로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 무수한 선택지와 갈림길에서 삶의 방향을 잃은 사람들이 인간성의 소실로 인해 삶의 초석이 무너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다. 또 가치관과 이념이 대립하고 갈등할수록 우리가 속한 사회의 물리적 측면뿐 아니라 정신적 측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인간다움의 핵심 가치가 '공감'과 '이성', '자유'의 3가지 축을 통해 현실 속에서 구체화된다고 말한다. 즉 인간다움은 공감을 연료로 하고 이성을 엔진으로 하며 자유로써 규범을 구성하는 성품이다. 1장에서는 3가지 각 요소가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서로를 보완해 인간다움의 개념이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본다. 2~4장에서는 인간다움의 요소들이 문명의 형성과 함께 잉태되고 성숙하며 인류의 자산으로 자리 잡는 역사적 과정을 살펴본다. 5장에서는 19세기에 시작된 인간다움에 대한 반발의 과정과 그 여파를 추적하고, 마지막 6장에서는 미래의 인간다움에 대해 논의한다.


저자는 앞으로 인간을 어떻게 정의할지에 따라 인간의 미래 또한 달라진다고 보고 우리에게 되묻는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새기고 질문하는 삶을 살고 있느냐고.

논의의 말미에 저자도 직접 '나는 누구인가,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며, 지금의 '나'는 과거의 선택이 모여 결정되는 것처럼 미래도 마찬가지라고 역설한다. 어떤 미래가 우리에게 올 것인지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하는 삶과 미래의 모습을 고민하고, 스스로 개척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질문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길 권한다.

◇인간다움/김기현/21세기북스/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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