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올해도 잇따라 무상증자 결정…기업가치 향상은?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 2023.12.10 10:45

'거래 활성화→주가 상승' 주주친화 정책
무증 단독 추진 일부, 대부분 유증과 병행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무상증자를 단행하고 있다. 무상증자는 결정 직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선 무상증자만이 아닌 기업가치에 기반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무상증자 대부분은 유상증자 이후 당근책으로 제시된 사례들이었다.


엔케이맥스·유한양행, 발표 후 주가 상승


1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엔케이맥스는 지난 6일 이사회에서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엔케이맥스 주주들이 보유한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씩을 무상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무상증자로 엔케이맥스는 4143만3988주의 신주를 발행하게 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오는 22일이며,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12일이다.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이번 무상증자는 유통주식수 증가를 통한 거래 활성화, 주가 정상화를 위해 결정했다"며 "또한 미국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의 나스닥 상장으로 올해 상당한 규모의 평가차익이 예상돼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겠단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신주 0.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년 1월1일,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19일이다. 유한양행은 1962년 상장해 1963년 첫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이후 몇 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무상증자를 실시하고 있다. 이 역시 주주친화 정책 일이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 일부를 자본금으로 옮겨, 발행되는 신주를 무상으로 기존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추가 주식을 가질 수 있어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이에 주식시장에선 무상증자를 호재로 인식, 결정 직후 기업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실제 엔케이맥스는 주가가 지난 6일 이후 3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5일 1만2300원이던 엔케이맥스 주가(종가)는 8일 1만3320원으로 8.3% 상승했다. 유한양행도 발표 다음날인 1일부터 주가가 상승 추이를 보이면서 지난달 30일 6만1300원에서 8일 6만5900원으로 올랐다.



최근 무상증자 사례 ↑…대부분 유상증자와 동시 결정


이외에도 무상증자를 앞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많다. 신주 배정 기준일 기준으로 아미코젠(보통주 1주당 1주) 이달 14일, 큐리언트(1주당 0.3주) 이달 19일, 진원생명과학(1주당 0.2주) 내년 2월26일, 애니젠(1주당 0.3주) 내년 2월29일 등이다. 앞서서는 8일 무상증자 신주 상장이 이뤄진 미코바이오메드(1주당 0.2주)를 비롯해 피플바이오(1주당 0.2주), 에이프릴바이오(1주당 1주), 박셀바이오(1주당 0.2주), 루닛(1주당 1주)이 지난 2개월간 무상증자를 완료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엔케이맥스, 유한양행과는 다소 상황이 달랐다. 에이프릴바이오를 제외하고 모두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함께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부분 추진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경우, 흥행을 위해 신주 가격을 시세보다 낮게 책정한다. 기존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주주가치 제고책인 무상증자를 실시, 반발을 희석하고자 한 것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무상증자를 하면 유통물량이 늘어남으로써 거래가 활성화돼 주가가 오르는 효과를 낸다"며 "유상증자로 주가 하락을 겪을 주주들의 반발을 무상증자로 무마시키려고 하는 의도라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무상증자 이슈가 아닌, 기업 본연의 가치에 집중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당부를 지속 전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래 실적이 어떠한지 등 기업이 가진 본연의 가치다. 무상증자 효과도 기업가치에 따라 호재로 작용한다"며 "무상증자가 중장기 회사 미래가치를 높이는 수단인지, 이벤트성 주가부양책인지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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