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자산 줄고 이자는 늘고"…지갑이 닫힌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박광범 기자 | 2023.12.07 15:34
올해 가구당 평균 자산 감소의 주된 원인은 '집값 하락'이다. 우리나라 가구의 자산은 저축 등 금융자산보다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비중이 훨씬 높은데 집값이 떨어지면서 가계의 부(富)가 전반적으로 쪼그라들었다. 동시에 부채는 늘면서 순자산 역시 처음 감소했다.

순자산 감소가 소비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금리로 지난해 이자비용 증가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18.3%를 기록하는 등 원리금 부담이 커진 것도 내부 부진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통계청의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담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 증감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실물자산의 감소세가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전체 자산의 24%를 차지하는 금융자산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는데 나머지 76%를 차지하는 실물자산은 5.9% 감소했다. 실물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1%다. 이 중에서도 거주 주택 비중이 44%에 달하는데 이 부문에서 자산이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2023.1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같은 기간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86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0.2% 증가했다. 부채가 늘어난 주요한 이유도 집값 하락이다. 부채 가운데 임대보증금이 2367만원에서 2492만원으로 5.3%(126만원) 늘었다. 1인 가구 증가와 주택 가격 하락 등으로 전·월세 선호가 높아진 영향이다.

반면 금융부채는 전년보다 1.6%(6803만원→6694만원) 줄었다. 고금리 여파로 빚을 내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기보다는 여윳돈이 있으면 대출을 갚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은 줄고 부채는 늘면서 순자산(자산-부채)이 사상 처음 감소(-4.5%)했다. 순자산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지난 10월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과 내수 촉진 대책에도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줄며 최근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가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다.

높아진 이자비용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세금·공적연금·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1280만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이자비용은 18.3%(247만원) 급증해 역대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청 조사 결과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는 67.6%로 전년 대비 3.2%p 증가했다.

2022년 기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이 전년(5285만원) 대비 3.7% 증가한 5482만원에 달한 것은 소비에 있어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다만 소득 증가율(4.5%)보다 비소비지출 증가율(8.1%)이 훨씬 높아 처분가능소득 증가가 소비 확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정부는 "경기 회복의 온기가 취약계층에 미칠 수 있도록 고용·사회 안전망 확충 노력을 강화하고 물가 등 민생안정에도 총력 대응할 것"이라며 "내수·투자·수출 등 경제 활력 제고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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