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HQ, 김상현 부회장·정준호 대표 유임...'안정·수익성' 잡는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23.12.06 14:41
롯데지주 CI
롯데그룹이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사업부를 맡고 있는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유임됐지만, 계열사 대표는 대폭 외부 수혈해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6일 롯데지주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대표를 유임했다. 두 사람 모두 외부 출신으로 2021년 순혈주의를 깨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발탁한 인물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직전 홈플러스 대표를, 정 대표는 2018년까지 조선호텔 면세사업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정 대표는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재선실장,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과 함께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최근 3년 내 승진 중 가장 큰 규모다. 사장 직급은 전년 대비 5세 젊어졌다.

김 부회장과 정 대표 모두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성장을 이끌어 낸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롯데는 다시 유통 1번지가 돼야 한다"며 여러 점포를 방문하며 소통을 중시하는 경영을 펼쳤다. 또 지난해 유통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롯키데이'를 진행해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올해는 '롯데레드페스티벌'을 열어 참여 계열사가 11곳으로 확대됐다.

전날 부산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첫삽을 뜬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건설도 김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사업이다. 롯데쇼핑은 영국 글로벌 리테일 테크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1조원을 투자해 국내 주요 거점에 6개의 CFC(고객풀필먼트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신 회장도 행사에 참석해 "롯데가 오카도와 손 잡고 선보일 CFC는 국내 유통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자동화 물류센터"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준호 대표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럭셔리와 MZ들이 선호하는 신규 브랜드로 채워 국내 1위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을 위협할 만큼 성장시킨 점을 인정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잠실점은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을 모두 갖고 있으며 고든램지 버거, 런던베이글 뮤지엄 등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F&B(음식료) 브랜드와 아더에러, 마르디 메크르디, 마뗑킴 등 패션 브랜드를 유치해 오픈런을 일으키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정 사장은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에도 롯데백화점만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물산, 세븐일레븐, 롯데온 등 계열사는 외부 전문가로 충원했다.

롯데물산은 30년 넘게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비서를 맡았던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가 용퇴하고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가 선임됐다. 장 신임 대표는 23년간 부동산 관련 업무를 폭 넓게 수행한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로, 롯데물산을 글로벌 종합 부동산 회사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온은 이베이 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박익진 어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가 자리한다. 박 신임대표는 커머스플랫폼 기업 관리 및 마케팅, 상품, 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e커머스의 실적 반등과 오카도 시스템과 시너지 창출이 주요 과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최경호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김홍철 롯데 유통군 HQ 인사혁신본부장(전무)이 선임됐다. 김 신임 대표는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로 입사해 롯데그룹 정책본부 경영개선실 등을 거쳤다. 지난해 인수한 미니스톱의 점포 전환을 마무리하고 수익성을 재고하는 데 일차 목표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

한편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지만 올해도 유통군에서는 보직을 맡지 않았다. 대부분의 대표직이 전문가로 채워지고 있는 데다 그룹의 신사업인 케미칼과 바이오에 경영수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대신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까지 겸직해 큰 틀에서 경영을 관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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