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 "母 살던 집 두려워, 힘들더라"…홀로 남은 父 생각에 울컥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12.06 09:46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코미디언 정형돈이 지난해 2월 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심경을 전했다.

지난 5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나와 미국 출신 방송인 크리스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한국살이 17년 차인 크리스티나는 "이탈리아 가족들이 보고 싶다. 비행시간만 13시간 이상이 걸려 가족을 자주 볼 수 없다"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다.

크리스티나는 코로나19로 인해 부모님을 몇 년간 만나지 못했다며 "많이 보고 싶었다. 코로나19 전에 제가 미국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폐암 4기 진단받았다. 깜짝 놀랐다. 상상도 못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일을 정리하고 바로 이탈리아로 향했다는 크리스티나는 "두 달간 어머니와 시간을 보낸 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 달 후에 다시 이탈리아에 가기로 했는데 한국에 온 지 일주일 만에 이탈리아에서 이동제한령이 시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가 닫혀 들어갈 수 없었다. 그 사이에 엄마의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 너무 스트레스 많이 받았고 슬펐다. 마음 아팠다"고 털어놨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코로나19로 만날 수 없었을 당시 크리스티나 어머니는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는 딸 부부에게 "우리 사위 다신 못 볼 것 같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약 5개월 만에 크리스티나는 어렵게 이탈리아로 향했지만, 건강이 악화한 어머니는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졌고, 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크리스티나는 "남편은 엄마 장례식에 같이 못 갔다. 코로나19, 비자 때문이었다. 이탈리아에 갔어도 자가 격리가 필요했다. 저도 자가 격리 때문에 2주 동안 어머니를 보지 못했다. 남편이 영상 편지를 만들어줘서 장례식장에서 틀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는 "제일 아쉬운 건 17년 동안 1년에 한 번밖에 찾아뵙지 못했다. '더 자주 갈걸. 더 오래 있을걸. 엄마와 함께 여행을 다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마음이 있었다"며 울컥했다.

크리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살면서 엄마가 유방암 투병하다 돌아가셨는데, 10년 전 유방암으로 가슴 절제하셨는데 재발 확률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재발하셨고 다 전이된 상태였다. 영상 통화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임종을 못 봤다. 나만 그 자리에 없어서 더 마음이 아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어머니가 위독한 걸 가족에게 숨겼다. 동생, 형에게도 안 알렸다. 돌아가시기 한 달 전쯤 한국에 오셨다. 둘째 딸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엄마가 첫째 딸 등원시켜주셨다"고 애틋한 추억을 떠올렸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부모님이 오랜 기간 투병하신 경우 가족들은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러나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면 마음의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당황스러움을 말로 다 할 수 없다. 이걸 트라우마성 사별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고향을 떠나 멀리서 살고 있기에 임종을 지키지 못해 더욱 마음이 힘들었을 거다. 문득 떠오를 거다. 생각나고, 죄송하기도 할 것"이라고 짚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문득 떠오른 어머니 생각에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한다는 크리스 말에 정형돈은 "갑자기 생각난다. 갑자기 뜬금없이"라며 공감하고는 뇌졸중 투병 끝에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렸다.

정형돈은 "저도 지난해 어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았나. 엄마·아빠가 살던 집이 있지 않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그 집에 가기가 두렵더라. 가고 싶지 않더라"라고 고백했다.

이어 "아버지가 어머니의 빈자리를 품은 채 혼자 외롭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오히려 그래서 더 가야 하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게 더 힘들어 안 가게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크리스티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저랑 아빠랑 이탈리아 집에 몇 개월 동안 살았다. 거기 살면서 뭘 해도 엄마가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빨래하고 있으면 날 부르는 엄마 목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가 버리고 싶지 않다고 엄마의 옷을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집에 가면 그대로 남아있다. '엄마 박물관' 같은 느낌이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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