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번 폐렴은 예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다는 것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코로나19 때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하지 않았는데 최근 다시 등장하면서 예전보다 훨씬 더 강해진 패턴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질환에 감염된 어린이 대부분은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심하게 감염되면 폐렴이 동반되고 전신 근육통이 나타난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도 "코로나19 범유행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3년 동안 독감을 포함해 다른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지 않았다"며 "이 기간 면역력이 줄어든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호흡기 점막이 손상되면 세균이 이를 침범해 폐렴을 일으킨다. 마이코플라스마 같은 경우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감염병의 유행을 사전에 차단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백신이 없어서다. 최용재 대한병원협회장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초기에 발열·기침·두통·오한 등 감기 증상과 비슷하다"며 "일단 유행하기 시작되면 코로나19를 포함한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 중복해서 감염될 수 있고,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악화해 위중증으로 빠질 수 있다. '소아과 뺑뺑이' 사건이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감염병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 듯 다르다. 감기는 증상이 통상 1주일 정도 지속하는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약 3주간 이어지는 게 감기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심하고 오래 계속되는 기침 △38도(℃) 이상의 발열이 주 증상이다. 감염 초기엔 발열·두통·콧물·인후통이 나타나고, 이어서 기침이 2주 이상 지속한다. 특히 기침의 경우 '마른기침'으로 시작해 2주 동안 기침이 심해지다가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하게 된다. 첫 발병으로부터 3~4주 후엔 기침을 비롯한 증상이 대부분 사라진다. 특히 5세 미만의 영유아에선 재채기, 콧물, 인후통, 유루안(눈물 젖은 눈), 호흡할 때 가슴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천명음,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최근 인도·타이완 등에서 '중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 마이코플라스마 자국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 경계령까지 취한 데 대해 양진선 과장은 "국가별 복합적인 상황이 작용했을 것 같다"며 "중국 출입과 관련한 주무 부처가 아니어서 답변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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