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못 보는 시각장애인 합창단…창단 1년만에 전국대회 '금상'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 2023.12.04 13:38
지난 1일 전국장애인합창대회에 출전한 코웨이 물빛소리합창단 모습./사진제공=코웨이.
단원이 전부 시각장애인인 물빛소리 합창단이 지난 1일 '제31회 전국장애인합창대회'에 출전해 금상(국무총리상)을 받았다.

2등 성적이다. 합창단이 지난해 창단해 이달로 1주년을 맞은 점을 감안하면 짧은 시간에 성과가 값지다. 합창단은 최근에 열린 서울 장애인 합창대회에서 우승해 이번에 전국대회에 나갔다.

대회에 출전한 다른 합창단들은 장애가 시각장애 말고도 다양하다. 물빛소리 합창단은 단원 20명이 전부 '중증' 시각장애인이다. 시각장애는 앞이 흐릿하게나마 보이는 '약시'도 있지만 합창 단원은 거의 다 눈앞이 아예 보이지 않는 '전맹' 장애를 가졌다.

이들은 악보를 볼 수 없어 음정과 박자, 가사를 전부 외워서 연습한다. 새곡을 배워야 하면 지휘자 함정민씨가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파트별로 음을 녹음해 단원들에게 전송해준다.


공연할 때도 단원들이 지휘를 보지 못해 음악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어려움을 합창단은 연습으로 극복한다. 합창단은 가전 렌탈 회사 코웨이가 운영하는데 단원들을 전부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평일 오전에 출근해 합창하는 게 업무다. 코웨이는 시각장애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 안마사 외 너무 적어 이들을 위한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판단으로 합창단을 시작했다.

합창단은 여성 단원 10명만 있다가 올여름 남성을 포함해 10명을 추가 채용해 혼성 합창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이 이번 대회에 부른 '담쟁이'는 '함께 손을 잡으면 어떤 장벽도 넘을 수 있다'는 노랫말이 특징인 곡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한계를 극복하고 늘 도전하는 합창단의 열정적인 모습이 장애를 향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긍정의 힘을 전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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