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I 침체에 '국내 1위' LX세미콘도 주춤…새 도약 방법은 이것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3.12.04 16:39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글로벌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시장 침체로 국내 업체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모바일과 노트북, TV 등 IT(정보기술) 제품 수요가 줄면서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DDI 국내 1위 LX세미콘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DDI 시장 위축이 수년간 지속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LX세미콘은 DDI 외의 사업 확대,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노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DDI 수요 부진으로 4분기에도 국내 업체의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제품에 사용되는 작은 반도체 칩인 DDI는 통상 IT 제품 구매가 늘어나는 3~4분기 수요가 오른다. 그러나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주문량이 크게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세계 DDI 시장 규모를 올해 95억달러에서 2030년 75억달러로 지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DDI 업체들의 파운드리(위탁 생산) 주문량· 공장 가동률도 2~3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DDI의 ASP(평균판매가격)도 지속 하락하는 추세로, LCD용·OLED용 모두 전방산업 침체의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됐다. 국내 DDI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확대됐던 시장이 위축된데다 중국 업체들까지 개입하면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라며 "3~4년간은 시장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DDI 의존도가 높은 LX세미콘의 타격이 크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LX세미콘의 DDI 매출 비중은 91.52%에 달한다. 지난해(89.54%)와 2021년(87.86%)보다 더 늘었다. DDI가 주력제품이다 보니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내년부터 LX세미콘과 삼성전자 시스템LSI가 양분하던 애플향(向) DDI 공급에 대만 노바텍이 참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은 DDI 외의 다른 사업에 뛰어들어 체질 개선을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핵심은 자동차다. 차 전장(전자장치)용 MCU(마이크컨트롤러유닛), 전기차에 쓰이는 방열기판, 전력반도체 등을 개발 중이다. 양산 중인 MCU는 주요 가전업체들의 제품에 이미 적용된 상태다. 손보익 LX세미콘 대표는 최근 '반도체대전 2023'에서 "MCU, 전력반도체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방열기판은 대표적인 신성장 사업으로 꼽힌다. 방열기판은 전력 변환 시 발생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하는 부품이다. 고전력 반도체가 사용되는 제품이나, 전기차에 필수적이다. 전세계 방열기판 시장은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26% 성장할 전망이다. LX세미콘은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해 성장성이 높은 질화규소·질화알루미늄 중심의 방열기판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인 LX세미콘의 실적 개선은 삼성전자 등 국내 파운드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X세미콘이 삼성전자의 고객사로 합류하면서 우리나라도 팹리스-파운드리로 이어지는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라며 "아직 미국·대만에 비해 팹리스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요 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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