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인구감소, '흑사병' 중세 유럽보다 빨라"… '남침' 우려 경고도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3.12.03 16:44

NYT "北 1.8명 vs 韓 0.7명" 출산율 비교
北의 남침 가능성 등 안보에도 영향 보도…
저출산 원인, 입시 경쟁·젠더 갈등 등 지목

서울 시내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사진=뉴스1
한국의 인구 감소 속도가 흑사병(페스트)이 창궐했던 중세 유럽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의 저출산 원인으로는 치열한 입시 경쟁과 젠더 갈등이 꼽혔다.

로스 다우서트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2일(현지시간)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인구 감소 현상을 분석하고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다우서트는 보수 성향 필자로 2009년부터 NYT에 정치, 사회, 국제정세 관련 고정 칼럼을 써왔다.

다우서트는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 감소 문제와 관련 눈에 띄는 사례 연구 대상이었다"며 "부유한 국가 대부분에서 출산율 하락 현상이 나타났지만, 그래도 보통 여성 한 명당 1.5명의 자녀를 낳는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더 큰 폭으로 출산율이 감소하며 2023년 2·3분기 합계출산율(여자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0.7명을 기록했다"고 짚었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1년 전보다 0.10명 줄었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로 전 분기 통틀어 최저치였던 지난해 4분기·올해 2분기와 동일한 수치다.

다우서트는 "이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 7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며 "이러한 인구 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 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흑사병은 유럽 인구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같은 전염병과 한국의 상황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출산율이 극히 낮다는 점을 비유한 표현으로 읽힌다.

이어 한 세대가 더 지나면 200명이 25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며, 이는 스티븐 킹의 소설 '스탠드'에 나오는 인구 붕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스탠드는 치사율이 99%가 넘는 슈퍼 독감이 퍼져 전 세계 70억명이 사라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다우서트는 "낙관적으로 보면 실제로 한국의 출산율이 수십 년 동안 이렇게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2060년대 후반에는 인구가 3500명 이하로 급감할 것이라는 추정치는 신뢰하며 이는 한국 사회를 위기에 빠뜨리기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인구 피라미드의 역전으로 인한 급격한 경제 쇠퇴를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이미 서유럽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 이민자 수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이민을 받아들일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우서트는 "(인구 감소로) 한국이 군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면 북한(출산율 1.8명)이 침공할 수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국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잔인한 입시 경쟁 문화를 지목했다. 다우서트는 "정상적인 교육을 위해 학생들을 학원으로 몰아넣으며 부모의 불안과 학생의 불행을 부추기고 가정을 지옥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보수적 사회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반란과 그에 반발하는 남성의 반(反)페미니즘이 남녀 간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해 혼인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다우서트는 "인터넷 게임 문화가 발달해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가상 세계에 빠져들어 이성과 더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다"고 했다.

끝으로 "이런 현상은 미국 문화와 대비된다기보다는 미국도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 과장되게 나타난 것으로 느껴진다"며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단순히 암울하고 놀라운 현상 그 이상이다. 미국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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