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절반 가까이 바뀐다…내년 금통위 구도 지각변동?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3.12.04 05:19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구도의 급변 가능성이 대두된다. 박춘섭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데다 내년 상반기 2명의 추가 교체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색채가 다소 강했던 금통위 기류가 내년 중순부터 변할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전 위원은 4일부터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정식 근무한다. 지난 4월 금통위원을 맡은 박 전 위원은 7개월여 만에 금통위원에서 물러나며 '최단기 금통위원' 기록을 갖게 됐다. 박 전 위원에 이어 조윤제·서영경 위원도 내년 상반기 금통위를 떠난다. 두 위원 임기는 2024년 4월20일까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내년 중순 이후 금통위원 구도가 급변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매파로 분류되는 금통위원들이 교체되면서 금통위 역학구도가 변할 수 있단 것이다.

박 전 위원과 조 위원은 매파적 색채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 위원은 중도 혹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된다.

현 금통위는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을 지켜보며 '하이어 포 롱거'(Higher for Longer·고금리 장기화)에 컨센서스가 형성된 상황이다.

특히 조윤제·서영경 위원이 퇴임하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전원이 현 정부 임명 인사로 채워지게 된다. 경기를 살리는 게 급선무인 현정부 아래 새로 임명될 금통위원들은 비둘기파 성향을 띨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통위원 교체 시기와 맞물려 글로벌 금리 환경도 바뀌고 있다는 것도 금통위 기류 변화의 또다른 근거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단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스펠만 대학에서 열린 헬렌 게일 총장과 대화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가 성급하다고 경고하면서도 "(통화정책이) 제약적인 영역에 잘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과도 긴축과 과소 긴축 사이 리스크에서 현재는 거의 균형에 가깝다"고 밝혔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스스로 깎아내린 발언으로 해석했다. 이르면 내년 1분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섞인 시장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한은은 여전히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예상하는 물가 목표(2%) 수렴 시기가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라는 점을 이유로 들며 "현실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보면 (고금리 유지 기간이) 6개월보다 더 될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한 채권시장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매파적 색채가 강했던 금통위원들이 퇴임하고 새로운 위원들이 취임하면 금통위 판도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내년에도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 금통위의 통화정책 전환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11.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한편 박 전 위원 후임 금통위원 인선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특정 후보가 낙점되거나 내정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장·차관 인사에 밀려 금통위원 공석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통위원 임명과 관련해 시기를 강제하는 규정은 없는 상태로 2010년 4월 박봉흠 전 위원이 퇴임한 자리에 후임자인 정순원 전 위원이 임명되기까지 무려 728일이 걸리기도 했다.

박 전 위원은 지난 1일 금통위원 이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후임 금통위원으로는 핀테크 등 다양한 실물경제 경험이 있는 분이 합류하길 바란다"며 "(금통위가) 비슷한 의견으로 집중되기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들어와야 사고가 다양화되고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모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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