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끄떡없는 건 '텀블러'만이 아니다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 2023.12.08 14:10

불 타지 않는 페인트, 매트리스까지...인테리어 트렌드도 '불연·난연'

삼화페인트 라임 페인트로 시공한 건물 벽 모습. 돌처럼 생겼지만 겉에 페인트를 바른 것이다./사진제공=삼화페인트.
최근 미국에서 차량 화재에도 차 안에 있던 텀블러는 멀쩡했다는 영상이 화제였다. 차량 내부는 시커멓게 전소했는데, 텀블러는 속에 있던 얼음도 녹지 않아 텀블러를 흔들면 '달그락' 소리가 났다. 텀블러의 소재 덕분이었는데, 이렇게 불에 타지 않는 불연·난연은 올겨울 국내 인테리어 업계에도 트렌드다. 활활 탈 것 같은 페인트, 매트리스도 불이 붙지 않는다.

삼화페인트는 8일 자사의 '라임 페인트'가 한국화학융합연구원 시험 결과 국토교통부의 불연성 기준을 만족했다고 밝혔다. 불에 타지 않는다는 뜻이다. 건물에 불이 나도 확산 속도를 늦춰준다.

일반적으로 페인트는 불에 잘 탄다. 지방성 원료인 '수지'를 액체로 녹이기 위해 시너(Thinner)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요즘은 시너 대신 물을 쓴 페인트도 많지만, 수성 페인트도 물 외에 다른 원료들 때문에 불이 잘 붙는다.

라임 페인트가 불에 타지 않는 것은 '천연 석회'를 원료로 써서 그렇다. 석회 덕에 불도 안 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도가 높아지는 성질 덕에 수명도 길고, 실내 습도 조절 효과도 있고, 무엇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라임 페인트은 유럽 밀라노 대성당의 마감재로 쓰였다. 국내에서는 엔제리너스 김포공항 1층점, LG생활건강 면세점 제품 진열 가구 등에 시공됐다.


한솔홈데코 방염 스토리보드로 만든 가구 사진./사진제공=한솔홈데코.
건축자재 기업 한솔홈데코는 최근 '방염 스토리보드'를 출시했다. 스토리보드는 나무를 톱밥으로 갈고, 접착제와 섞은 뒤 고압과 고열로 압착해 만든 합판으로, 가구의 중요한 소재다. 나무로 만들었지만 한솔홈데코는 표면과 내부 재료 모두 방염 기능을 하도록 개발했다. 불이 났을 때 화염이 확산하는 시간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

시몬스는 매트리스 전(全) 제품이 난연 인증을 받았다. 불이 잘 붙지 않는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은 난연 매트리스만 판매하도록 법제화를 했는데 한국은 관련 규정의 강제성이 없어 불이 붙는 매트리스가 일반적이지만 시몬스가 유일하게 미국 난연 기준에 만족하는 매트리스만 판매한다. 매트리스 상판뿐 아니라 봉합실과 봉합 면 테이프, 매트리스 아랫부분의 미끄럼 방지 부직포까지 난연이다.


이밖에도 올가을, 겨울 들어 난연과 불연 가구, 인테리어 제품이 출시되는데 주거 공간 내 화재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기 때문이다. 소방청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 중 집에서 발생한 화재가 8497건(21.4%)으로 제일 많았다. 사망자는 261명(63.3%), 부상자는 957명(41.1%)이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에 불이 붙는지는 재실자가 대피하는 시간에 큰 차이를 낸다"며 "앞으로 난연, 불연, 방염 성능은 소비자들의 중요한 선택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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