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스타성이 뭔지 보여줘" 동료도 감탄, '3쿼터 14점' 대폭발→흐름 뒤집은 '분위기메이커'

스타뉴스 부산=양정웅 기자 | 2023.12.01 06:31
KT 허훈이 득점 성공 후 미소를 짓고 있다.
KT 허훈. /사진=KBL
역시 스타는 스타다. 군 복무를 마친 허훈(28·수원 KT 소닉붐)이 '3쿼터 쇼타임'을 보여주며 형제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KT는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KCC와 원정경기에서 85-7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4연승을 질주한 동시에 같은 날 승리한 창원 LG와 공동 2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게임은 허훈과 허웅(KCC), 두 스타 형제의 맞대결도 관심거리였다. 허재 전 감독의 아들인 두 선수는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다. 동생 허훈이 지난해 5월 상무 농구단에 입대하면서 지난 시즌에는 맞대결이 없었지만, 올해 11월 중순 전역과 함께 6경기 만에 드디어 형제 대결이 성사됐다.

지난달 18일 서울 SK와 경기부터 뛰기 시작한 허훈은 첫 게임부터 3점슛 5방을 꽂아넣는 등 26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후로도 출전 시간을 조금씩 조절하며 감을 끌어올렸다. 첫 2경기에서는 패배했지만 이후 3경기는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KT 허훈(왼쪽)과 KCC 허웅.
이날 게임 전 송영진 KT 감독은 "허훈은 될 수 있으면 2쿼터부터 넣겠다"면서도 "오늘도 느낌상 빠르게 들어오지 않을까"라며 웃음지었다. 사령탑의 말처럼 허훈은 계획보다 빠르게 경기에 투입됐다. 그는 팀이 10-8로 앞서던 1쿼터 3분 52초를 지난 시점에서 투입됐다. 들어오자마자 형 허웅이 연속 8득점을 올리는 걸 지켜봐야 했지만, 본인도 볼 투입을 잘 해주면서 득점에 공헌했다.

2쿼터까지는 정성우와 함께 찰거머리 같은 수비에 집중하면서 KCC를 흔들었다. 공격에서는 전반 4개의 자유투를 모두 놓치는 등 3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3쿼터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시작부터 3점포를 꽂아 넣은 그는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쿼터 초반부터 상대의 혼을 빼냈다. 3쿼터에만 무려 14득점을 올린 허훈의 활약 속에 접전으로 흘러가던 경기도 KT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날 허훈은 복귀 후 가장 많은 31분 55초를 소화하면서 19득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허훈과 패리스 배스(33득점 18리바운드), 문성곤(12득점)이 분전하면서 KT는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KT 허훈이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옆에서 허훈과 함께 경기를 뛴 문성곤은 "계속 절레절레 한다. 스타성이라는 게 어떤 건지를 보여준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엔 에이스가 너무 많이 하다보니 힘들었는데, 이젠 훈이의 역할을 분담하다 보니 지금의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후 허훈은 "마이클 에릭도 부상으로 빠지고 계속 게임 있는 스케줄이어서 타이트하다. 힘들고 지쳤을텐데 힘내서 고맙고, 다같이 한팀이 돼서 경기해 기분 좋다. 앞으로 이 모습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허훈의 말처럼 KT는 지난달 24일 안양 정관장과 홈경기부터 내리 5경기를 하루 쉬고 하루 경기하는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심지어 수원에서 부산으로 온 후, 2일에는 대구(한국가스공사전)로 향한다. 본인도 지칠 수밖에 없지만,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그는 "오늘은 경기장에 와서 처음 몸 풀 때 힘들었다. 그래서 '억텐'(억지 텐션)을 올렸다"며 "내가 지치면 팀원들이 다 지치기에 밝게 하자고 한 게 코트에서 그대로 나왔다"고 밝혔다.

KT 허훈이 지난달 30일 KCC와 원정경기를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3쿼터 14득점 '쇼타임'을 보여준 상황에 대해 허훈은 "1쿼터부터 4쿼터까지 다 공격만 할 수는 없다. 상대가 1쿼터부터 수비로 나를 좁혀왔고, 밖으로 빼주는 패스가 많이 나왔다. '득점 안나와도 조바심 없이 찬스 오면 살리자'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3쿼터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 시즌 21승 33패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8위에 그쳤고, 서동철 감독이 물러나고 말았다. 올 시즌에도 1승 3패로 시작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5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최근 4연승으로 KT는 시즌 전적 10승 5패(승률 0.667)라는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허훈은 이에 대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윤기가 오면 높이도 그렇고 모든 부분에서 상위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마음가짐만 다잡고 경기하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좋은 결과'가 우승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죠"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KT 허훈(오른쪽)이 두 팔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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