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돌연 입적한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69)의 장례가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서 종단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12월 3일 오전 10시 엄수될 예정이다.
조계종은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장의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꾸리고 이같이 장례를 엄수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장례는 종단장 규정에 따라 입적일을 기점으로 5일장으로 행하며, 다비식은 3일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연화대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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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소신공양으로 경각심 남겨" ━
조계종은 자승 스님이 스스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조계종 대변인인 기획실장 우봉스님은 브리핑에서 "(자승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傳法度生)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燒身供養) 자화장(自火葬)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소신공양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자화장'은 장작 더미에 올라가 자신의 몸을 스스로 불살라 다비를 진행함으로써 부처에게 공양한다는 뜻이다.
조계종은 또 "자승스님이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을 남기셨다"고 발표했다. 열반송은 선승이나 고승이 열반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담아 후인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나 글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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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에 다른 출입자 없어…경찰도 극단적 선택에 무게 ━
경찰이 확인한 칠장사 경내 CCTV에는 자승 스님이 불이 나기 약 3시간 30분 전인 29일 오후 3시 11분쯤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몰고 칠장사에 도착, 칠장사 주지 스님을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찍혔다. 자승 스님은 오후 4시 24분쯤 인화물질이 든 것으로 보이는 하얀색 플라스틱통 2개를 들고 요사채 안으로 들어갔다. 자승 스님은 요사채 밖으로 몇차례 나왔다 들어갔으며 오후 6시43분쯤 요사채에서는 불길이 치솟았다. 자승 스님 외에 다른 출입자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50분쯤 칠장사에서 불이 났다는 한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 3시간 만에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승스님이 최근까지 강한 포교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대한불교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 등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지난 27일 "앞으로 내가 주관하는 순례는 없을 것 같다"며 "나는 대학생 전법에 10년 동안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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