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 2.1%로 하향"…소비 둔화가 발목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세종=유선일 기자 | 2023.12.01 05:13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2.2%)보다 0.1%p(포인트) 낮은 2.1%로 수정했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차갑게 식은 민간소비가 내년에도 회복이 더뎌 경제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30일 발표한 '2023년 11월 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전망치보다 0.1%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성장률은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치(2.2%)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국내외 기관 전망치보다 낮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전날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IMF(국제통화기금)와 KDI(한국개발연구원)는 2.2%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한은은 내년 민간소비가 올해 대비 1.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1.9%)와 같은 수준이다.

올해도 민간소비가 부진해 우리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았는데 내년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실제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줄어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소매판매는 지난 7월(-3.2%)과 8월(-0.3%)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9월(0.1%) 증가 전환했지만 지난달 다시 감소를 기록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정부가 소비 촉진을 위해 지난달 임시공휴일을 지정했음에도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에 비춰볼 때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추석 연휴 시작일인 9월 28일부터 개천절인 10월 3일까지 6일간 연휴가 생겼다. 당시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숙박 쿠폰 발급,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도 추진했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임시공휴일 지정이 소매판매에 미친 직접적 영향이 크지는 않은 것 같다"며 "10월 서비스업 생산 중에서 예술·스포츠·여가 부문이 가장 크게 늘었는데 이 부분에 (임시공휴일 효과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내수로 이어지는 소비가 부진의 늪에 빠져있지만 효과가 확실한 정부 대책이 나오기도 힘든 상황이다. 건전재정을 내세우고 있는 정부가 내수 부양책을 마련하더라도 '돈 풀기 없는 내수 부양책'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어서다. 한은 역시 내년도 정부 재정지출과 관련해 "코로나 재정 소요가 정상화되고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견지하면서 내년 이후에도 예년보다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경제전망에서 중동분쟁, 글로벌 경제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점을 고려해 시나리오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우선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이 심화할 경우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이 1.9%로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유 및 천연가스 주요 생산지이자 운송경로인 중동지역 갈등이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비용충격 형태로 우리 성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물가상승률은 2.8%로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원자재가격 상승이 비용상승 압력을 높일뿐 아니라 이에 따른 이차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반면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면 내년 성장률이 2.3%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3.5%)보다 0.1%p 높은 3.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전망(2.4%)보다 0.2%p 높은 2.6%를 제시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다. 지난 8월 제시한 270억달러보다 30억달러 많은 300억달러를 새로 제시했다. 수입이 감소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출이 개선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도 460억달러에서 490억달러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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