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발언까진 나아가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그와 함께 일해야 한다"면서 내년 대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발언은 헤일리 후보가 주요 후원자들로부터 지지 물결을 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하루 전엔 공화당 큰 손으로 꼽히는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헤일리 후보에 공개 지지를 선언했고,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인 켄 그리핀도 헤일리 후원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헤일리 후보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빠진 공화당 TV 토론회에서 유려한 말솜씨로 두각을 나타낸 뒤 지지율이 오르면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의 지지율 2위 자리를 위협, 트럼프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그 밖에도 '제 2의 버핏'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은 바이든 대통령이 새 후보의 등장을 위해 비켜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염두에 부고 있는 민주당 후보로는 딘 필립스(54)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이 거론된다. 애크먼은 28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훌륭한 일을 많이 했다"면서도 "내 생각에 그가 다시 대선 후보가 된다면 그가 남긴 업적이 좋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할 일은 물러나서 출마하지 않는 것이라고 선언한 뒤 경쟁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최근 월가 내 고위인사 2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상당수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를 원치 않는 분위기라고 전한 바 있다. 월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반독점 규제 강화 기조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혼란을 각각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월가 거물들의 반응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미국의 중도성향 정치단체 노레이블스가 지난 7월 경합주 8곳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될 경우 무소속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가 63%에 달했다.
필립스 후보는 상황이 더 열악하다. 지지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며 경선을 관리하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이미 바이든 캠프와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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