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관리 모드 돌입한 키움, 인사로 조직 쇄신할까━
엄 부사장의 선임은 현재 키움증권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다우키움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엄 부사장은 2007년 키움증권에 합류해 오랜 기간 근무하며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올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폭락사태부터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한 대규모 미수금 발생까지 키움증권의 위기 상황을 함께 겪기도 했다.
그룹의 위기관리 의지를 녹여내기에 적임자라는 평이다.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그룹과 키움증권 간의 소통을 맡으면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김 전 회장의 사임 발표 때도 가까이서 자리를 지켰다. 자기자본투자(PI) 전문가로, 실무 경험에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기른 것으로 전해진다.
엄 부사장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연말 인사다. 지난 9일 이사회에서 후임 대표를 결정하지 않고 한 차례 미뤄지자, 일각에서는 후임자 선정 작업이 지연되고 인사도 늦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엄 부사장이 대표에 내정되면서 인사도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12월 중순 안쪽으로 임원 인사를 먼저 마치고 직원 인사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리스크 관리 강화·투자자 신뢰 회복해야━
회사 안팎에서는 최근 키움증권이 겪은 위기가 성장에 치중한 전략에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0년 키움닷컴증권으로 창립해 20여년 만에 급성장하고 리테일 점유율 1위라는 업적도 달성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는 설명이다. 인사와 쇄신을 통해 조직 문화를 유연화하고 성장 이외에 리스크 관리 등에도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업계 목소리다.
키움증권은 최근 대규모 미수금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 TF를 구성해 역량 강화에 돌입했다. TF가 향후 어떻게 조직화될 지 여부도 주목 받았다. TF는 크게 리스크 관리 강화와 신용공여 관리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향후 리스크관리본부, 리테일총괄본부 등에 속해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 강화 외에도 최근 여러 리스크로 낮아진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개인투자자 점유율이 높은 리테일 강자로서 무엇보다 투자자들에게 신뢰 받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키움증권 역시 이 점을 인지하고 본연의 업무 외에도 여러 사회공헌 방안을 구상 중이다.
다우키움그룹이 추진 중인 공익재단 사업도 같은 맥락에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 사임 당시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 대금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키움그룹은 공익재단을 설립하기로 하고 운영과 인적 구성 등을 고민 중이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