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문화재단, 해외 소재 문화재 보존·복원 나선다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 2023.11.29 17:45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사진=삼성문화재단

삼성문화재단이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협력해 국외 소재 한국문화유산의 보존·복원처리 지원사업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3월 안중근 의사 유물의 보존처리 지원사업을 앞서 진행했던 삼성문화재단은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 (Peabody Essex Museum)이 소장한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를 16개월 동안 보존처리하는 것으로 이번 사업을 전개한다.

'평안감사향연도'는 평안도에서 열린 도과(道科)의 급제자들을 위해 평안감사가 베푼 잔치를 그린 8폭 병풍이다. 급제자들이 대동강을 건너 평양에 들어오는 장면, 대로를 행렬하여 입성하는 장면, 평안감사가 선화당에서 급제자들을 만나는 장면, 부벽루에서의 잔치 및 연광정에서의 야간 잔치 장면, 대동강에서 뱃놀이 하는 장면 등이 각 폭에 담겨 있다.

상하좌우가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인 '평안감사향연도'는 그림이 그려진 당시에는 병풍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에서는 그림의 뒤에 덧대어져 있는 오래되고 산화된 배접지를 제거하고 벌레먹음이나 다른 손상요인으로 없어진 부분을 그림의 재질과 동일한 종이와 화견을 제작하여 앞뒤로 메운단 계획이다.

삼성문화재단은 '평안감사향연도'가 소장기관으로 돌아가기 전에 리움미술관에서 전시 및 심포지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해 그동안 감상하기 어려웠던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를 국민들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상하좌우가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인 '평안감사향연도'/사진=삼성문화재단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리움미술관이 사립미술관으로는 처음으로 보존기술을 지원해줘 앞으로 국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들이 온전히 제 모습을 유지하면서 그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는 "안중근 의사 유물의 보존처리 지원에 이어 작품의 상태가 온전치 않아 전시되지 못하고 있는 해외의 한국문화재를 그간 축척한 보존처리 기술로 되살려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일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은 2025년 5월 한국실을 개관하고 리움미술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평안감사향연도'를 주요 작품으로 전시할 예정이다. 린다 로스코 하티건 피바디에섹스박물관장은 "이 프로젝트는 2025년으로 계획된 한국실 개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문화재를 가장 잘 보존할 수 있는 전문가의 손에서 재탄생한 아름다운 작품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 연구원이 <평안감사향연도> 상태를 조사하는 모습.(좌) 화견이나 안료 등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한 현미경 조사 (우)안료의 성분을 분석하기 위한 비파괴 X선 형광분석조사/사진= 삼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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