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놀루션, 동종 진단기업과 잇단 업무협약…왜?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 2023.11.29 15:56

올해 1~9월 영업적자 전환
"미국시장 진출 초점"

체외진단 전문기업 제놀루션이 올 들어 동종업계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제놀루션은 여타 체외진단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이후 수혜가 사라지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특히 올해는 적자 전환까지 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제놀루션은 올해 세니젠, 랩지노믹스, 웰스바이오, 이글벳, 엑세스바이오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글벳을 제외하고는 모두 제놀루션과 같은 체외진단 기업이다.

제놀루션은 세니젠과 식품 분자진단 분야 핵산 추출장비와 시약 개발을, 웰스바이오와 핵산 추출장비·시약을 포함한 분자진단 사업 고도화에 힘을 합치기 위해 MOU를 맺었다. 이중 웰스바이오와는 각사의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시장 진출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랩지노믹스, 엑세스바이오와는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MOU를 체결했다. 미국시장은 클리아랩(실험실표준인증연구실)을 활용해 진출하다는 전략이다. 클리아랩은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질병 진단·예방·치료를 목적으로 임상검사를 실시하는 실험실에 대해 정확도·신뢰도 등을 검증하는 표준 인증제도다. 인증받은 클리아랩을 이용할 경우, FDA 승인을 받지 않은 진단 서비스·제품도 수출할 수 있다. 랩지노믹스는 미국 내 클리아랩을 보유했고, 엑세스바이오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어 현지 네트워크가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기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자가진단키트 2억테스트 이상을 공급했을 정도다.


제놀루션이 올해 동종업계 기업들과 잇따라 MOU를 맺은 것은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제놀루션은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매출 853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 40억원, 영업이익 1억원을 올렸단 점을 감안할 때 성장폭이 컸다. 2021년(매출 728억원·영업이익 413억원), 2022년(매출 381억원·영업이익 147억원) 실적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크게 악화했다. 올 1~3분기 매출이 7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44억원) 전환한 것이다. 제놀루션이 영업 적자를 낸 것은 약 10년 만이다.

제놀루션은 돌파구로 미국시장을 주목했다. 미국은 글로벌 최대 진단 시장이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올해 진행된 MOU는 미국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췄다"며 "당사의 제품인 핵산추출 기기·시약이 DNA, RNA를 추출하는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제휴사와 업무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내 클리아랩이 33만개에 달하는 만큼, 유통되는 제품이 많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미국 매출이 제놀루션 실적에 존재감을 보이는 시점이 기대보다 늦어질 수 있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당사 시약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 클리아랩에서 글로벌 업체의 제품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랩지노믹스가 인수한 클리아랩에서 밸리데이션이 진행 중"이라며 "향후 미국 내에서 당사 장비와 시약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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