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SK그룹에 따르면 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았던 최태원 회장과 각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유치전 과정에서 직접 방문했거나 국내외에서 면담한 나라는 총 180여개국이었다. BIE(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182개) 거의 전부를 훑은 셈이다. SK CEO들의 총 이동거리는 지구 40바퀴에 해당하는 총 280만㎞에 달했다. SK그룹이 유치전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징이 있다면 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중앙아,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비교적 생소한 국가들까지 모두 접촉한 것이다. SK 관계자는 "BIE 투표의 경우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모두 똑같은 1표"라며 "나라의 위상과 상관없이 모두 접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주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던 북미, 유럽, 동북아 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접촉한 모습이 연출됐다. 각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 나라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협력'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선 SK그룹은 엑스포 유치전을 계기로 아프리카에서 희토류 자원확보 기회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토류는 디스플레이 패널, 스마트폰, 전기차 모터 등 신산업에 두루 쓰이는 핵심 자원이지만 그동안 중국에 수입 대부분을 의존해왔다. 만약 아프리카에서 희토류를 확보할 수 있다면 탈중국 및 공급망 다변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SK 관계자는 "디지털 경제 전환 구축을 추진하는 국가와 우리나라의 AI(인공지능), 5G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노동력이 풍부한 국가에서 한국에 대한 인력 공급을 통해 전문 기술인력 육성 등을 꾀하고, 우리는 부족한 국내 노동 수요를 충원하는 '윈윈(Win-win) 모델'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숨은 '표'가 있는 곳에 숨은 '시장'이 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며 "해외에 아직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음을 체감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BIE 투표 결과 2030년 엑스포 개최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로 결정났다. 165개 회원국이 투표에 참여했고 119개국이 리야드를 지지했다. 부산은 29표를 얻어 2위에 그쳤다. 투표 참여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리야드를 지지하면서 결선 투표없이 1차 투표에서 개최지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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