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이 맡은 장군, 실제 삶은?…子 의문사·곡기 끊은 父 사망

머니투데이 차유채 기자 | 2023.12.02 07:30

[영화있슈]

(왼쪽부터) 영화 '서울의 봄' 속 정우성,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트위터 캡처

1979년 발생한 12·12 사태를 모티브로 하는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극 중 배우 정우성이 맡은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의 모델이 된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투 스타'서 이등병 강제 예편→父 이어 子까지 사망


영화 '서울의 봄' 속 정우성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의 봄'은 역사가 스포일러이지만, 관객들에게 러닝타임 141분 내내 긴장감을 안긴다. 그리고 마침내 이태신이 무너졌을 때, 관객들 역시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느낀다.

이태신의 모델이었던 장태완 사령관 역시 비슷한 심경을 느꼈던 듯하다. 2006년 시사저널이 공개한 육필 수기에 따르면, 장태완 사령관은 " 직감적으로 '이제 수도경비사령부는 내 부대가 아니고, 내 부하들이 아니다. 취임한 지 불과 24일 만에 나의 부대라고 믿었던 내 생각부터가 착각이었다'고 마음속으로 (느꼈다)"라고 했다.

그는 "수도경비사령관의 책무를 완수하지 못한 죄인"이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이후 그의 삶은 비극의 연속이었다.

영화 '서울의 봄' 속 정우성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장태완 사령관은 신군부에 체포돼 서빙고에서 45일간 조사받았다. 육군 소장에서 이등병으로 강제 예편됐으며, 2년간 사실상 가택연금 생활을 하기도 했다.

장태완 사령관의 부친은 아들이 올바르고 소신 있는 일을 하다가 패해 반란군에게 모진 고초를 겪고 있다는 사실에 분개하면서 술로 끼니를 대신하다 1980년 4월 과음으로 별세했다.

1982년에는 장태완 사령관의 자랑이었던 아들 장성호가 21세의 나이로 행방불명됐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수석이었던 장성호는 "아버지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대문을 나선 지 1달 만에 할아버지 산소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명예 회복했지만…죽음 후에도 이어진 비극


영화 '서울의 봄' 속 정우성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이은 가족의 죽음에 장태완 사령관은 "성호는 내가 죽인 것"이라며 자책했으나, 뒤늦게 명예를 회복했다.

1994년 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경선에서 승리한 후 2회 연속으로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에 당선된 데 이어 1996년 전두환과 노태우가 법정에 섰을 때는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두 사람을 향해 "한때는 함께 국방에 열심을 다하던 입장이었는데, 어쩌다 그리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에는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해 제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별세할 때까지 민주당 고문직을 맡았다.

그리고 2010년 7월 26일, 숙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78세. 그가 세상을 떠나고 2년 후인 2012년 1월 17일에는 그의 부인 이병호 여사가 생을 마감했다. 집안에서 이씨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이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고 밝혔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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