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권 34조 쓸어담은 개미…연 4%대 장기채 매력↑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3.11.28 15:59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안정적으로 연 4%대 이상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채권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다. 특히 부도 위험이 적으면서 금리가 높은 국채와 은행채 위주로 매수세가 집중된다. 내년 이후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경우 채권 투자의 상대적인 매력이 더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1월2일~11월24일) 장외시장에서 개인의 채권 순매수는 33조9874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5600억원) 대비 83.1% 증가했다. 지난해 개인의 장외채권 순매수 규모는 20조6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1.3% 증가했는데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순매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종류별로는 국채 순매수가 10조696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86% 증가했다. 이어 회사채가 9조3455억원(전년 대비 29.2% 증가), 기타 금융채가 7조7422억원(전년 대비 51.7% 증가)으로 나타났다. 은행채 순매수는 4조421억원이었는데 전년 대비로는 가장 높은 증가율(379.8%)을 기록했다.

채권 수요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금리다. 이전에는 1%대 이하 저금리 기조에 채권 투자 매력이 떨어졌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에 채권 매수만으로도 연 4~5%대 이상 수익이 가능해지면서 채권 수요도 급격히 늘었다.

신용등급이 높아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국채와 은행채도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예를들어 현재 KB증권에서 판매 중인 2036년9월 만기 국채의 표면이율은 연 1.5%, 세전 은행 환산 수익률은 연 4.48%다. 이 채권 1억원치를 매수할 경우 6개월마다 연 1.5%(약 190만원)에 해당하는 이자를 받고 만기시 약 1억2700만원의 원금 상환을 받는다. 이 기간 받는 이자(세전 약 2500만원)까지 더하면 1억원을 투자해 13년 뒤에 총 1억5200만원을 받는 셈이다.

이 처럼 만기가 긴 장기채는 이자수익 외에도 향후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이득(채권 가격 상승)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장기채는 단기채보다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더 높다.


공사채나 은행채, 기타 금융채 등은 국채보다 신용등급은 낮지만 대신 금리가 더 높다. 내년 8월 만기인 신용등급 싱글에이(A+) 롯데캐피탈의 회사채 수익률은 연 5.9%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도 연 5%대 중반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신용등급 트리플에이(AAA)인 2026년1월 만기 경기주택도시공사 채권(보상 제23-01가)의 수익률은 연 4.28%다.

최근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채권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금투협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26일 4.392%로 연고점을 찍은 뒤 지난 27일 3.767%로 내려오며 한 달만에 63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지난달 장중 5%대를 돌파했던 미국채 10년물 수익률도 현재 4.4%대로 하락했다.

이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금투협이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채권 운용 관련 종사자(189개 기관, 842명)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6명은 오는 3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12월 시장금리 전망에 대해선 30명이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상 종료 이후 내년부터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내년에는 기준금리가 펀더멘털 대비 높은 과잉긴축의 구간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에 유의미한 충격이 발생하는 시기에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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