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부츠 신고 후회…"다리에 지렁이가 꿈틀" 혈관 찾아오는 '이 질환'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3.11.26 18:12

[정심교의 내몸읽기]


#. 직장인 A씨(여·28)는 겨울을 맞아 롱부츠와 보온성을 높여줄 기모레깅스를 샀다. 추운 겨울철 체온을 유지해 주고 스타일링에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자주 신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종아리에 혈관이 보이고 통증이 심해졌다. 자세히 살펴보니 혈관이 울퉁불퉁하고 붉게 튀어나왔다. 병원을 찾은 A씨는 하지정맥류로 진단받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혈관질환이다. 다리 정맥에는 60여 개 판막이 있다. 판막은 다리로 내려온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다시 심장 쪽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의 역류를 막지 못해 피가 몰리고, 혈관 팽창을 유발해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방치할 경우 종아리 부위 혈관이 마치 지렁이가 기어가듯 울퉁불퉁 튀어나오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붓거나 쥐가 나며 쉽게 피로해지게 된다. 피부 색소침착, 피부염, 혈관염, 출혈 등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피부궤양까지 유발한다. 소화불량과 변비를 유발할 수 있고 여성의 경우 호르몬 대사까지 방해해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을 악화할 수 있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겨울철에는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많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보온과 패션을 위해 착용하는 레깅스나 부츠는 다리를 압박한다. 이 때문에 혈액·체액의 흐름이 방해받아 다리 건강에 좋지 않다. 또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온열 기구를 강하게 사용하면 실내외 온도 차가 커져 혈관이 수축·이완을 반복해 탄력이 낮아지고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다리 근력이 약해 더 취약하다.


하지정맥류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초기에는 적당한 운동과 휴식, 압박스타킹 착용 등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역류로 기능을 상실한 대복재 정맥을 제거하는 게 도움 되며, 환자의 혈관 상태에 따라 고위 결찰 및 발거술, 국소혈관절제술, 레이저수술, 혈관경화요법 등 다양한 방법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치료법의 발달로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전흥만 교수는 "하지정맥류가 간단한 수술로 완치되는 질병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정맥혈전증까지 유발하기도 한다"며 "나이가 들고 오래 서 있는 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경험하기에 하지정맥류와 이를 유발하는 하지정맥 순환부전 증상이 있을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압박, 운동, 약물, 수술 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복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릎 부위까지 꽉 조이는 부츠보다 발목 움직임이 편한 신발이 좋다. 다리를 자주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전흥만 교수는 "앉아 있을 때도 다리 꼬는 자세를 삼가고 잠들기 전 발목에서 무릎을 향해 쓸어 올리듯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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