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66) 후보(현 신베이 시장)와 대만민중당 커원저(64) 후보(전 타이베이 시장)가 단일화 원칙에 합의하면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치면 라이 후보를 넉넉히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평가해 18일 발표하기로 했던 단일 후보는, 조사 분석 방식에서 오차범위를 어떻게 둘 것인지에 대한 의견 대립으로 공개되지 못했다. 23일에도 양측은 만났지만 합의하지 못했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4일 각자 등록했다.
야권 단일화 실패로 8년째 집권 중인 민진당의 정권 연장 가능성은 커졌다. 이 경우 민진당은 반중 독립성향이 뚜렷해 양안 간 긴장감은 계속될 전망이다. 노팅엄 대학의 조너선 설리번 부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서 "라이가 승리할 경우 양안 관계의 '불행한 궤도'가 뒤바뀔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ET투데이의 24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이 후보 지지율은 34.8%, 허우 32.5%, 커 21.2%를 기록했다. 약 2주일 전에 비해 허우 후보와 커 후보 지지율이 5%포인트가량 오르고 내린 것이 눈길을 끈다. 단일화 결렬 후 허우 쪽으로 지지자들이 이동한 셈이다. 마이포모사의 21~23일 조사 결과는 라이 31.4%, 허우 31.1%, 커 25.2%를 보였다. 1위와 2위가 박빙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양안 관계도 쟁점이지만 미국의소리(VOA)는 대만에서 집값, 청년 저임금 등 현실 문제에 대한 정책을 더 원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24일 무소속 출마 준비해온 궈타이밍(72) 폭스콘 창업자의 사퇴 선언도 선거전 변수다. 다만 그는 누구를 지지할지를 밝히지는 않았고, 여론조사에서 5% 정도의 지지율을 보여왔다.
한편 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24일 대만 야권 단일화 실패 이후 성명을 내고, "대만은 평화냐 전쟁이냐 번영이냐 쇠퇴냐 하는 선택에 직면해 있다"면서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의 선거 절차를 존중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대만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총선과 함께 치러지며, 총통 당선자는 그해 5월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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