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 심상찮은 유행…2000년대 이후 11월 환자 '역대 최다'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3.11.26 14:33

[박정렬의 신의료인]


백일해 유행이 심상치 않다. 경상남도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환자가 속출하면서 2000년대 들어 11월 중 올해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청소년·성인에서 어린아이에게 전파되는 경우가 빈번한 만큼 개인위생을 준수하는 한편 백신 접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신고된 백일해 환자는 모두 160명으로 이 중 절반을 훌쩍 넘는 92명이 이번 달(11월) 발생했다. 백일해는 제2급 법정 감염병으로 환자 발생 시 24시간 내 신고·격리가 원칙이다. 머니투데이의 보도([단독]"감기랑 비슷" 경남서 '백일해' 환자 속출…모두 1세~11세 어린이) 직후 질병청 집계 결과 지난 4일 기준 83명(의사 환자 포함)의 환자가 신고됐는데,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환자가 2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2001년 이후 11월 환자 수로는 최대 규모다.

백일해는 세균에 의한 감염병으로 환자가 기침·재채기할 때 튀어나온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백일간 기침한다"는 이름처럼 지속적이며 발작적인 기침이 특징이다. 영유아가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충혈될 정도로 심하게 기침하거나, 청소년은 가래가 없는 기침을 할 때 의심할 수 있다. 기침 후 '흡'하는 소리를 내거나 구토·무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청색증·폐렴으로 진행해 심한 경우 사망에도 이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아 1세 미만에서 최고 사망률을 보인다.

우리나라 환자의 대부분은 감염 시 중증 위험이 큰 어린아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전체 백일해 환자 중 초등학생 이하(12세 이하)는 122명으로 4명 중 3명(76.3%)에 달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학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해 감염이 확산하기 쉬운 데다 '백신 공백기'에 놓인 아이들이 걸린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2일 오전 제주시 이도이동 이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2023학년도 입학식이 열리고 있다. 2023.3.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일해를 예방하는 디탭(DTaP,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예방 백신)은 기본 3회(생후 2, 4, 6개월) 접종 이후 생후 15~18개월, 4~6세, 11~12세에 추가로 3회 더 접종해야 한다. 우리나라 연령별 DTaP 접종률은 1세 97.3%, 2세 95.1%, 3세 95.8%지만 6세는 94.1%, 12세는 85.8%로 5~6차 추가접종 시기인 6세, 12세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실제 올해 신고된 환자도 0~5세(28명)보다 6~12세(94명)가 훨씬 더 많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영유아기에 접종한 백신의 효과는 시간이 지나 감소할 수 있다"며 "불완전 접종 상태에서는 백일해에 걸리거나, 감염 시 주변에 전파할 우려가 크므로 추가 접종에 반드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성인 역시 백일해 백신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청소년과 성인이 백일해에 걸리고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전파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1세 미만 영유아를 돌보는 가족이나 의료 종사자는 백일해 백신을 맞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청소년과 성인 백일해 백신은 티댑(Tdap)으로 아이가 맞는 DTaP와 항원 종류는 같지만, 용량이 다르다. 대한감염학회는 DTaP를 맞았어도 성인용 Tdap을 한 번도 접종받지 않은 경우 1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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