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또 풀타임! 박지성-이영표 시대엔 상상도 못했는데... '혹사 우려' 손흥민도 마찬가지

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 2023.11.25 19:34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가 25일 쾰른전에서 불만을 표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아주 오래 전 '차붐(차범근)'이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해외축구 진출의 명맥을 이은 건 박지성이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10년 가까이 유럽리그를 누비며 한국 내에 유럽 축구 리그 붐을 일으켰고 '해버지(해외축구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한 번 강산이 변한 현재 당시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게 현실이 됐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했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매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뽑는 발롱도르 투표에서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강인(파리셍제르맹)은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팀을 이끌어갈 천재적 미드필더로 가광을 받고 있고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도 EPL에서 득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지성, 이영표 시대를 떠올려보면 상전벽해다. 당시 박지성은 세계 최고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지만 축구 팬들은 늘 경기 한 시간 여 전까지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노심초사했다.

시즌 내내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고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충격적인 일을 당했다.

박지성 또한 훗날 맨유 공식 채널과 인터뷰 등을 통해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었다. 박지성이 한 시즌을 돌이켜볼 때 매우 팀에 헌신한 선수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지만 그만큼 결승전에서 반드시 필요한 선수가 아니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해 한편으로 씁쓸해 진 사건이었다.

박지성(왼쪽)과 이영표.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영표 역시 여러 팀에서 늘 주전경쟁을 치러야 했고 축구 팬들은 이들의 선발 출전 소식이 전해지면 기뻐하며 TV 앞에 앉아 밤 늦도록 경기를 생중계로 챙겨보곤 했다.

그러나 그를 보며 자란 후배들은 한국 축구의 위상을 완전히 뒤바꿔놓고 있다. 국가대표 주장 손흥민은 시즌 중에도 국가대표와 소속팀을 오가며 몇 시즌 동안 '혹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해리 케인(뮌헨)이 떠났지만 새 감독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빠르게 자신의 색깔을 덧입히며 토트넘의 축구를 바꿔놨다. 이 중심엔 단연 손흥민이 있다. 토트넘은 12경기에서 8승 2무 2패(승점 26)으로 선두 맨체스터 시티(승점 28)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소속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꿰찬 손흥민은 12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8골(1도움)을 넣으며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입이 마르도록 손흥민을 칭찬하고 있다. 영국 현지에선 26일 오후 11시 재개될 EPL 아스톤 빌라와 리그 경기에도 손흥민이 당연히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4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위해 한국과 중국, 다시 영국을 향한 고된 일정 속에서 A매치 2경기를 모두 쉼 없이 뛰었지만 그를 빼둘 만큼 토트넘이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솔선수범의 아이콘' 손흥민 또한 달라진 팀 분위기 속 힘든 줄 모르고 힘을 내고 있다. 영국 매체 스퍼스웹에 따르면 아스톤 빌라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나는 단지 (경기에) 나가서 그를 위해, 클럽을 위해 뛰고 싶다"며 "EPL엔 더 나은 팀이 많기 때문에 우린 그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채찍질을 했다.
손흥민(가운데)이 21일 중국 원정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팀 합류 후 훈련에 복귀해 밝은 미소를 보이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김민재를 향한 걱정은 더 크다. 올 시즌 팀이 치른 12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것은 물론이고 교체 아웃된 것도 단 2회에 불과했다. 손흥민(7회)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뛰었다. 손흥민은 12경기에서 정규시간 기준 983분, 김민재는 1048분을 소화했다. 그마저도 시즌 초반 베르더 브레멘전 68분, 아우크스부르크전 80분을 뛰며 올 시즌 리그에서 팀이 치른 경기에서 총 32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김민재가 피치 위에 있었던 셈이다.

김민재도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최근 대표팀에 합류해 2경기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그리고 독일로 건너가 사흘을 쉬고 25일 새벽 쾰른전에 나서 교체 없이 경기를 마쳤다.


올 시즌 팀에 합류한 이적생이지만 이날까지 김민재는 4개월 가까이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시즌 전 기초군사훈련을 거치며 3주간 훈련 공백이 있어 체력을 예년에 비해 온전히 끌어올리기 어려웠던 걸 감안하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예상할 수 있다.

이날 쾰른과 원정경기에선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전반 14분 상대 공격수와 공중볼 다툼을 한 뒤 쓰러져 한참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허리를 매만지는 김민재에게 의료진이 투입됐지만 다행스럽게도 큰 부상은 아니었다.

아찔한 장면에도 교체는 없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결국 이날 교체카드를 단 한 장도 쓰지 않고 경기를 끝마쳤다. 센터백 자원들이 잇따라 드러누우며 김민재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특수 상황인 건 맞지만 이러다가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중국전에서 드리블을 하는 김민재(왼쪽).
공중볼 경합 이후 쓰러져 통증을 호소하는 김민재. /AFPBBNews=뉴스1
글로보닷컴에 따르면 경기 후 투헬 감독은 "리듬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며 교체 없이 경기를 마친 이유를 설명했는데 국내 축구 팬들에겐 다소 서운하게 들릴 정도의 발언이었다. 그만큼 김민재를 믿는다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걱정이 따르는 건 사실이다.

손흥민과 김민재 만큼 많은 부상을 달고 살았던 황희찬도 올 시즌 뜨거운 골감각을 앞세워 출전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월 3일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로 8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마찬가지로 A매치 2경기를 모두 선발로 나섰지만 6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이고 다음 경기가 오는 28일 오전 5시 풀럼전으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선발 출전이 확실시된다.

지난 시즌 출전할 때마다 좋은 활약을 보였음에도 잦은 부상으로 걱정을 키웠기에 팀에서도 출전 시간의 안배는 해주고 있다. 다만 올 시즌 경기력이 좋아지며 출전 기회가 확 늘어나 부상이 재발하지는 않을까 팬들의 우려가 커진다.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이강인이 이 문제에선 벗어나 있는 건 다행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이강인은 이날 열린 AS 모나코전에서 쉬어갔다.

과거와 비교하면 행복한 고민일 수 있다. 다만 국내 팬들 입장에선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대한 걱정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그렇기에 선수들의 선발 출전 여부만큼이나 이들의 부상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울버햄튼 황희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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