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잔액만 7.6조···어려운 서민, 리볼빙까지 활용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23.11.26 13:56

[MT리포트]리볼빙의 배신③9월 7.61조 최대, 올해만 1.1조원 증가

편집자주 | 신용점수 900점이 넘는 고신용자가 15%가 넘는 고금리로 빚을 갚고 있다. 카드사 리볼빙 얘기다. 리볼링을 잘못 이용했다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험도 있다. 은행 신용대출도 5%면 빌릴 수 있는 이들은 왜 고금리 리볼빙을 쓰는지, 카드사의 잘못된 유혹은 없었는지 리볼빙을 재조명하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다.

10월 들어 한 풀 꺾였지만 최근 수 개월간 카드사 리볼빙 잔액 증가세는 관련 공시가 시작된 2021년 이후 3년만의 최대치였다. 고신용자의 이용이 늘고 있긴 하지만 리볼빙은 여전히 생계형 대출성 상품이다. 그만큼 서민 경제가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부에선 카드사들이 서민 부담을 이익 창출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NH농협카드)의 지난 10월 기준 리볼빙 잔액은 7조5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카드사들의 리볼빙 잔액은 6조2269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1월 7조3666억원으로 18.3%인 1조1397억원이 넘게 늘었고, 지난 9월 7조6126억원으로 잔액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추석과 맞물린 소비 증가가 9월 리볼빙 잔액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8월 잔액은 7조4864억원이었다. 한 달 만에 1262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10월 들어 잔액이 303억원 줄긴 했지만 증가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상위권 카드사들의 리볼빙 잔액 증가가 전체 업계 흐름을 이끌었다. 신한카드가 지난해말 대비 1104억원, 삼성카드사 1067억원, KB국민카드가 1195억원 늘었다. 롯데카드도 1135억원 증가했다. 상위권 카드사 중 현대카드는 리볼빙 잔액이 같은 기간 감소했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 중 일부를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최근 들어 고신용자 이용이 늘고 있긴 해도 카드 대금을 쪼개서 내야 할 만큼 어려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최근의 리볼빙 잔액 확대는 그만큼 서민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나타낸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이 업황 악화로 대출을 축소하는 추세도 무시할 수 없다. 비교적 이용이 간편한 리볼빙으로 수요가 몰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일부 카드사들이 리볼빙 어려운 서민 경제를 이용해 리볼빙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리볼빙은 카드사 대표 대출 상품인 카드론보다도 금리가 높다. 고객이 리볼빙을 이용하는 만큼 고액의 이자가 그대로 이익으로 쌓이게 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리볼빙은 금리가 높아 한 번 연체하기 시작하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험이 있다"며 "이용자 다수가 취약 채무자일 확률이 높은 만큼 적극적인 영업까지 카드사들이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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