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경제 수도 라고스에서는 볶음밥이 인기 있는 메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볶음밥을 주문하지 않는다고 레스토랑 매니저 토니 알라데코모는 말한다.
고급 비즈니스 지구인 빅토리아아일랜드에 위치한 레스토랑 '그레이매터소셜스페이스'의 지배인 알라데코모는 1년 전 1500나이라(2400원)였던 볶음밥의 가격이 4000나이라(6300원)까지 치솟으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저렴하지 않다"고 한다.
나이지리아에서 쌀은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량이며 국민 요리인 졸로프라이스(jollof rice)의 근간이 된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통계청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수입 쌀 1kg의 가격은 8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6.34% 상승했다.
나이지리아가 2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씨름하면서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생산량 부족과 국내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쌀 수출을 단속하면서 쌀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정부가 싸라기--방글라데시에서 베냉(Benin)까지 가난한 나라들이 주로 수입하는 저렴한 쌀 부스러기--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시작되었으며, 이 조치는 여전히 시행 중이다.
인도는 7월 말 바스마티가 아닌 백미의 수출을 금지했고, 8월에는 바스마티 쌀의 최저 판매 가격 규제와 찐쌀에 대한 관세 20%를 2024년 3월까지 연장했다.
"세계 무역의 40%를 차지하는 국가가 수출품의 절반을 금지하고 나머지 절반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참 난감한 일입니다." 식량안보 싱크탱크인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자 전 미국 농무부 수석 경제학자인 조셉 글로버는 말한다.
7월 금지 조치의 즉각적인 결과로 아시아와 북미 소비자들의 사재기와 주요 쌀 생산국 정부의 대응 조치가 뒤따랐다.
현재 인도의 쌀 수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쌀 수입국들은 작황이 예상보다 좋게 나와 인도 정부가 수출 규제를 완화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에는 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식량 가격은 모디 총리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는 이슈 중 하나다. 태평양 전역의 더위와 가뭄과 연관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내년에는 재배 환경이 너무 건조해져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수출제한을 유지하고 다른 생산국들도 이를 따르게 되면 2008년의 쌀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시 보호주의 정책의 확산으로 쌀 가격이 6개월 만에 3배로 치솟아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카리브해에서 사회 불안이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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