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는 ABL111을 비롯해 임상시험에 진입한 다른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ABL103'과 'ABL503' 등의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우선 ABL111은 에이비엘바이오와 나스닥 상장 바이오 아이맵(I-Mab)이 공동 개발하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4-1BB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를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로, 위암과 식도암에서 주로 발현하는 '클라우딘18.2'(Claudin18.2)를 표적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ABL111의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에서 안정성을 확인한 데다 경쟁약물이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제약사 아스텔라스의 클라우딘18.2 단일항체 치료제 '졸베툭시맙'(Zolbetuximab)보다 뛰어난 효능을 확인하면서 주목받았다.
ABL111은 현재까지 임상 1상에서 졸베툭시맙 단독요법 임상 2상에서 주로 발생한 3가지 이상반응(메스꺼움, 구토, 피로)과 관련해 3등급(Grade 3) 이상의 부작용이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치료 효능에서도 기대를 높일 만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ABL111은 임상 1상 중간 데이터 분석에서 17명 고형암 환자 중 4명의 환자에서 부분관해(PR)를 확인했다. ORR(객관적 반응률) 약 24%다. 또 후속 임상을 위한 최적 용량인 12mg/kg을 투여한 환자의 경우 ORR이 40%로 집계됐다.
특히 졸베툭시맙이 클라우딘18.2가 70% 이상 발현된 환자에서 ORR 14%를 기록한 반면 ABL111은 저발현 환자에서도 비교적 뛰어난 효능을 확인하면서 고무적인 결과란 평가를 받았다. ABL111 임상 1상은 2024년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ABL103의 임상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ABL103은 유방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이다. B7-H4가 발현된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에서 4-1BB 항원과 결합해 면역 T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한다. 국내 임상 1상 환자 투약을 시작했고, 미국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현지시간) 포르투칼 리스본에서 열린 '제15회 유럽 단백질 및 항체 엔지니어링 서밋'(Protein & Antibody Engineering Summit, PEGS Europe)에 참가해 ABL103의 비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ABL103은 B7-H4가 발현된 세포 비율이 6.25%로 매우 낮은 환경에서 60.3%의 유의미한 암 성장 억제 효과를 보였는데, 이는 매우 강력한 항암 효능으로 해석할 수 있단 평가다.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ABL503도 빼놓을 수 없다. ABL503은 PD-L1과 4-1BB를 표적하는 이중항체로, 기존 PD-(L)1 치료제의 한계인 내성과 낮은 반응률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비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ABL503과 PD-1 치료제 병용요법은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세포인 CD8+ T세포의 활성을 강화해 더욱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이지수, 임도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암제부터 뇌질환 파이프라인까지 확보한 이중항체 전문기업으로 임성 성과에 따라 추가 기술수출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중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면역항암제와 퇴행성뇌질환 등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사노피에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은 현재 저용량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고 2024년 고용량 임상에 진입한 뒤 2025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4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출시로 뇌질환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111의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ABL503과 ABL103, ABL301 등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연구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여러 글로벌 기업과 기술이전 논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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