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21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웨스트민스터궁 의회에서 '도전을 기회로 바꿔줄 양국의 우정'이란 제목으로 영어 연설을 실시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연설 제목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 한 구절을 인용했다"며 "의회 연설은 '우리의 우정이 행복을 불러오고 우리가 마주한 도전을 기회로 바꿔주리라'는 표현으로 마무리되는데 이걸로 제목을 붙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우선 영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태동시키고 이를 전 세계에 전파해 인류 자유와 인권의 신장, 비약적 성장과 번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점, 그리고 그 중심에 항상 의회가 있었음을 언급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한영관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설명했다. 먼저 양국이 1883년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이래 선교사들이 한국의 어려운 이들을 보살피는데 헌신하고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해 독립운동에 기여한 점을 평가했다. 또 1950년 영국은 세계 두 번째로 많은 8만여명의 군대를 파견했고 글로스터 1대대는 임진강 설마리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것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아리랑을 즐겨부르는 글로스터 1대대 출신 콜린 태커리 옹에게 직접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감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연설 후반부는 한영관계 미래에 대한 제언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말을 인용해서 계속 밀려오는 새로운 도전에 양국이 긴밀히 연대해 응전하자고 호소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중동 정세·북핵 위협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 위기와 같은 지경학적 리스크, 기후위기·디지털 격차와 같은 글로벌 현안에 대해 한영 양국이 협력해서 공동 대응해 나가자고 했다.
또 영국이 비틀스와 퀸, 해리포터와 베컴을 가진 나라라면 한국은 BTS와 블랙핑크, 오징어게임과 손흥민을 가진 나라라면서 양국이 문화와 인적 교류도 활발히 해나가자고 제안했다.
김 차장은 "의회 연설은 자유민주주의의 산실인 웨스트민스터 궁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으로서 함께 열어갈 미래의 모습을 상징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담아내고 있다"며 "특히 한영수교 140주년을 맞이해 양국이 혈맹관계임을 재확인하고 한영관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함으로써 미래 한영관계 지향점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는 의미가 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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