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은 홍콩 H지수 연계 ELS 상품 관련 TF를 조직하고 내년 손실 대응안 마련에 나섰다. 신탁사업부와 금융소비자보호부 등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TF를 따로 조직하지 않은 은행도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회의를 하면서 시장 동향을 점검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H지수 회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으나 시장 반응은 밋밋하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15일(현지시간) H지수가 전일보다 4.05% 상승하며 기대를 키웠으나 이후 이틀 연속 하락하며 상승분을 모두 내줬다. 지난 17일 기준 H지수는 5974.47이다.
보통 3년 만기로 운영되는 ELS는 만기 시점 기초자산 가격이 판매 시점보다 35~55% 이상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 ELS의 경우 판매 시점의 H지수가 1만(2021년 평균 1만44)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내년 H지수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은행권에서는 ELS를 ELT(주가연계신탁)나 ELF(주가연계펀드) 형식으로 판매한다. 예컨대 증권사가 ELS 상품을 내놓고 자산운용사가 여러 ELS 상품을 묶어 투자신탁상품을 만들면 은행이 수수료를 받고 판매하는 구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 관련 ELT·ELF 금액은 13조6200억원에 달한다. 내년 상반기에만 만기 상환금액이 9조600억원으로 손실률 35%만 잡아도 손실액이 3조원가량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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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만기 ELS, 1.56% 확률에도 '마이너스 45%'...은행권 "불완전판매 가능성 매우 낮아"━
은행권은 대규모 손실로 인한 소비자 문의와 민원 가능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손실 관련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고, 문의 대응 매뉴얼 등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도상환 문의에도 적극 대응 중이다. 고객이 손실을 다른 상품으로 회복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특히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질까 봐 노심초사 중이다. 이미 불완전판매 민원이 제기된 은행도 있다. 은행권은 금융사고가 발생한 다른 펀드와 다르게 ELS는 과거부터 꾸준히 판매된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법 실행과 맞물려 대부분 판매과정에서 녹취와 자필서명이 이뤄져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은행 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해석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ELS는 재구매 고객이 90%에 이르기 때문에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구조를 인지한 상태에서 상품을 구매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불완전판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대규모 손실과 은행 '이자장사' 논란이 맞물리는 것은 매우 부담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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