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휴전' 보도도 나왔지만…이스라엘, 이젠 가자 남부 때린다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3.11.19 16:34

[이·팔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질 석방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전쟁의 포화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마스 축출을 목표로 한 이스라엘군은 작전구역을 넓혀 가자지구 남부를 공략 중이다. 학교와 주거시설 등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사상자가 잇따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어린이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로이터=뉴스1


가자 북부 장악한 이스라엘…"남부 포함 어디든 공격"


18일(현지시간)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작전구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36사단은 가자시티 인근 자이툰 지역에서 하마스 대대를 상대로 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162사단은 자발리야 외곽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 두 지역은 모두 하마스의 거점으로 간주되는 곳이다. 하레츠는 "이번 전쟁에서 IDF가 이들 지역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IDF는 "남부 사령부가 추가 지역으로 작전 활동을 계속 확대하면서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고 하마스의 기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동시에 추가 병력이 셰이크 이즐린, 리말 등에서 기동하면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자발리야의 알파쿠라 학교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로 인해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UNRWA는 이번 공격에 대해 "수천 명의 피란민을 수용한 학교에서 수십 명이 죽고 다치는 끔찍한 사진과 영상을 받았다"면서 "이런 공격이 일상화돼선 안 된다. 그들(이스라엘군)은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은 이달 초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에서의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했다. 가자 북부에 지상군을 투입해 하마스 포위 작전을 이어온 지 10여일 만이었다. 의사당, 정부 청사, 경찰 본부 등이 위치한 하마스 정부 부지를 점령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핵심 요새 중 하나로 꼽히는 알샤티 난민촌도 접수했다. 하마스의 본거지로 지목된 알시파 병원에도 진입해 군사작전을 펼쳤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한 상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특히 가자시티의 지상 구역을 장악했다"며 "우리가 임무를 완수하고 인질들을 모두 구출할 때까지 하마스에는 안전한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북부의 통제권을 확보한 이스라엘군은 남부지역 공습에 나섰다. 이 지역에는 북부에서 대피한 수만 명의 민간인이 몰려있다. 다니엘 하가리 IDF 수석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작전을 진전시키기로 했다"며 "하마스가 있는 곳이라면 가자 남부를 포함해 어디든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남부 공략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힌 지 하루 만인 이날 새벽 남부 칸 유니스의 주거용 건물을 폭격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대부분은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한 주택도 공격받아 팔레스타인인 6명이 숨졌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로이터=뉴스1


WP "닷새간 교전 중단"…백악관 "아직 합의 안 돼"


이스라엘의 거센 공세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양측이 교전을 중단하고 수십 명의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잠정적 합의에 도달했다는 보도가 이날 나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그동안 카타르의 중재로 지난달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잡혀간 인질에 대한 석방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없이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 하마스가 5일간 전투를 중단하는 대가로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 있던 여성과 어린이 수십 명을 석방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WP는 239명으로 추정되는 인질 중 총 50명 이상이 24시간마다 일정 인원씩 나눠 석방될 예정이며, 이는 가자지구의 첫 지속적인 교전 중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보도에 대해 미국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직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계속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WP 기고문을 통해 전쟁 이후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통합해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국가 해법만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모두의 안보를 장기적으로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 불가 △테러 세력의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지구 영토 축소 불가 등 4가지 원칙을 재확인했다.

베스트 클릭

  1. 1 태국 보트 침몰 순간 "내리세요" 외친 한국인 알고보니…
  2. 2 경매나온 홍록기 아파트, 낙찰돼도 '0원' 남아…매매가 19억
  3. 3 "아이고 아버지! 이쑤시개 쓰면 안돼요"…치과의사의 경고
  4. 4 민희진 "뉴진스, 7년 후 아티스트 되거나 시집 가거나…"
  5. 5 "김호중, 징역 3년 이상 나올 듯…바로 합의했으면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