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車 치여 하반신 마비, 은퇴한 25세 축구선수…구자철이 도왔다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 2023.11.16 22:26
왼쪽부터 구자철과 유연수. /사진=뉴스1
음주 운전자가 몰던 차에 치여 하반신 마비로 축구화를 벗은 전 축구 선수 유연수를 선배 구자철이 도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연수의 아버지 유웅삼씨는 지난 15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구자철이 아들에게 변호사를 연결해줬다고 밝혔다.

유씨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음주 운전 가해자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지만, 가족 누구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유연수의 제주 유나이티드 선배인 구자철이 발 벗고 나서 도움을 줬다고 유씨는 설명했다.

유씨는 "연수는 재활, 저는 간병, 연수 엄마는 출근해야 해서 갈 수 없었다. 선임한 변호사도 제주도에 내려가지 않았다"며 "그런데 구자철 선수 변호사께서 저희한테 연락이 왔다. '아무도 안 내려오는 것 같은데 저희가 공판에 참석해서 변론해도 좋냐'고 묻길래 '저희야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구자철 선수 변호사님께서 변론하셔서 판사가 중상해로 다시 기소하라는 걸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구자철은 유연수에게 따로 연락해 많은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유연수는 "사고 당시 자철이 형이 월드컵 때문에 카타르에 가 있었는데, 연락이 왔다. 자기도 어릴 때 외국에 나가 인종차별도 많이 당했고 많이 힘들었는데 어떻게 이겨냈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말해줬다. 덕분에 힘을 얻고 버텼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는 "(재활이) 솔직히 많이 힘들기는 하다. 계속 운동해 왔으니까 다들 잘할 거라고 하는데 운동과 재활은 천지 차이"라며 "0부터 시작해야 되고, 또 다리도 못 쓰고 힘이 없어 신생아 수준으로 재활을 해야 되다 보니까 좀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가해자는 아직 유연수에게 사과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유연수는 "연락 한 통도 없었고 아직까지 사과도 없었다더라. 저도 받은 게 없고 부모님도 못 들었다고 한다"면서도 "저도 계속 재활에만 신경 쓰고 있어서 아직 확실한 건 잘 모른다"고 말했다.

유연수는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5시40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사거리에서 동료 선수 및 트레이너와 차를 타고 이동하다 음주 운전자가 모는 차량에 치였다.

당시 가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 이상이었으며, 이 사고로 유연수는 25세 나이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결국 유연수는 지난 8일 은퇴를 발표했다. 당시 소속 구단이었던 제주유나이티드는 "교통사고로 큰 부상을 당해 현재까지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유연수 선수. 슬프게도 작별 인사를 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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