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은 16일 8시40분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1교시 국어영역을 기준으로 전국 44만8228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결시율은 10.6%(5만3093명)다. 특히 세 번째로 치러진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모든 수험생이 국어와 수학에서 공통 과목을 함께 본 뒤 선택 과목을 골라 응시하는 방식이다. 국어 선택 과목은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등 2과목, 수학 선택 과목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3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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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지난해보다 어려워, 수학 최상위권 변별력 높아질 것"━
EBS 현장교사단 소속 윤혜정 서울 덕수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국어 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능, 9월 모평보다 수험생들이 다소 어렵게 체감했을 것"이라며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지만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선지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공통과목인 10번과 15번, 27번이 상위권을 가르는 문항으로 꼽혔다.
학원가 분위기도 대체로 비슷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외형상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변별력 있게 출제됐다"면서 "EBS와 연계된 지문들도 정답을 찾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시간도 9월 모평보다 부족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문제 유형과 선택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변별력을 갖춘 문항을 만들었고 선지에 매력적인 오답이 많았다"고 했고,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9월 모평 대비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고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2교시 수학 영역은 난도는 지난해 수능·올해 9월 모평과 대체로 유사했단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주관식 단답형 문제가 다소 까다롭게 출제되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올라갔을 수 있단 분석이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수능과 9월 모평에서 각각 145점과 144점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 인원의 경우 지난해 수능의 934명에서 9월 모평에서 2520명으로 늘었난 바 있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겐 난이도가 9월 모평과 지난해 수능 사이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며 "(어려웠던) 지난 6월 모평보다는 분명히 쉽고 9월 모평 보다는 최상위권 변별력 때문에 (수능의) 무게감은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관식 단답형인 22번, 30번을 과도하게 복잡한 계산을 요하지 않으면서도 9월 모평과 비교해 더 어렵게 출제해 만점자 수를 조절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단 설명이다.
절대평가인 영어도 지난해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려웠단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수능 1등급 비율은 7.8%, 9월 모평은 4.4%였다. 김보라 삼각산고 교사는 "추상도가 높은 소재를 배제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으로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해야만 하는 문항을 다수 배치해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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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최대' N수생이 변수.."국·수 모두 중요해져"━
특히 출제당국이 그간 6월과 9월 모평을 주관하고 결과를 분석했지만, 대통령이 지난 6월 '공정수능'을 지시한 이후엔 사실상 9월 모평에서만 킬러문항이 배제된 상황이다. 수험생 학력에 대한 정보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6월·9월 모평에서 수험생 특성을 분석했다"며 "(출제과정에서) N수생도 최대한 고려했다"고 밝혔다.
입시업체들은 수학이 최상위권을 좌우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수능에선 국어와 수학 모두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해엔 수학의 표준점수가 국어보다 11점 높아 더 중요했지만 올해의 경우 양 과목 다 중요한 상황으로 변환됐다"며 "수능이 변별력있게 출제되면서 정시에 상대적으로 강한 재수생 강세가 예상되며 수학 뿐만 아니라 국어에서도 이과 학생의 강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국어와 수학 모두 중요한 변수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같은 맥락으로 짚었다.
하지만 수학에선 선택과목별 난이도 차이가 있어 문·이과 간 유불리가 갈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수학 선택과목 중 이과생들이 주로 보는 미적분과 기하는 9월 모평보다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된 반면 문과생들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는 그보다 쉽게 출제됐단 관측이 나와서다. 임 대표는 "미적분과 기하는 9월 모평 대비 비슷하거나 어려웠지만 확률과통계는 쉬웠다"고 말했다. 김 소장도 "확률과통계는 작년 수능보다 쉽고 9월 모평과는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덧붙였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20일 오후 6시까지 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문제와 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고, 28일 오후 5시에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8일 수험생들에게 통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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