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알아야 할 중국의 '3가지 약점' [차이나는 중국]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 2023.11.19 06:32

편집자주 |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우드사이드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우드사이드 인근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APEC 정상회의 중 1년 만에 만나 회담장으로 들어 가고 있다. 2023.11.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지난 15일(미국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1년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 회담이 미중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미중 갈등이 빠르게 해빙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년 1월에는 대만 대선이 예정돼 있다. 현재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독립 성향인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 양안(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1월 대선을 치르는 미국도 대선을 앞두고 한 해 내내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의 중국 때리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1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얼마나 무서운가?(How scary is China?)"라는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미국이 중국의 강점만 보고 지레 겁먹을 게 아니라 약점도 정확하게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약점 중 가장 덜 알려진 것은 역설적이게도 외부 세계가 두려워하는 인민해방군(PLA·People's Liberation Army)이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 역시 대만을 무력 침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등 인민해방군을 집중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추월할 시기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며 중국 성장 둔화와 시진핑 주석의 권위주의 시스템 장악으로 인한 내부적 정책 토론 결핍도 중국의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약점을 살펴보자.



인민해방군의 문제들


현재 중국은 200만명의 인민해방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 국방비로 2920억달러(380조원)를 사용했다. 세계 1위를 차지한 미국(8770억달러, 1140조원)보다 작지만, 3위 러시아(864억달러, 112조원)보다 3배 넘게 큰 금액이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장기간 지속된 중국의 경제 성장 과정에서 인민해방군도 현대화를 통해 놀랍도록 변모했다. 현재 인민해방군 육군과 해군은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공군은 세계 3위 규모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전력을 갖추도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상대방을 과대평가하는 건 과소평가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다"면서 아직 인민해방군은 미국과 전쟁할 수 있는 역량과는 거리가 멀며 대만을 둘러싼 분쟁도 몇 가지 고질병을 극복해야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복잡한 지휘 구조, 부적절한 병참, 전투 경험 부족이다.

1979년 2월 중국-베트남전쟁에서 중국은 한국전쟁에서 사용한 '인해전술' 방식으로 베트남을 공격했으나, 소련 무기로 무장하고 미군과의 전투에 의해 단련된 베트남군은 인민해방군에 큰 손실을 안겼다. 이 전쟁 이후 인민해방군은 이렇다 할 실전 경험이 없다. 인민해방군은 수십 년 동안 실전을 겪지 않음으로써 발생한, 시진핑 주석이 '평화의 병(peace disease)'이라고 부르는 '내부문화 해이'와도 싸워야 한다.

인민해방군 장성 중에서도 실전에 참여한 장성은 극소수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략가인 허레이(何雷) 중장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50년 넘게 군인이었지만, 한 번도 전쟁에 나간 적이 없다"며 "그렇다고 전투 경험을 늘리기 위해 전쟁에 나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배운 교훈,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수출 통제 및 병력 채용도 새로운 도전으로 부상했다. 세계 최강으로 여겨졌던 러시아 군대가 서방의 무기지원으로 겨우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을 압도하지 못하고 팽팽한 전투를 벌이는 점도 중국에 새로운 과제를 던졌으며, 미국의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통제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중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전랑 2 포스터/사진=중국 인터넷
중국 전직 특수부대원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전랑(戰狼) 2'가 1억6000만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인민해방군은 처우 문제로 전투기 조종사, 엔지니어 등 숙련인력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 침공 역시 미지수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시 주석이 인민해방군에게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이 가능하도록 준비하라고 명령한 게 시 주석의 대만 침공 결심을 뜻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 규모는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


빠르게 성장하며 금방 미국을 따라잡을 것 같던 중국 경제의 성장 엔진도 식기 시작했다. 2011년 골드만삭스는 2026년 중국이 미국 경제 규모를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작년에 2035년으로 늦췄다. 영국 경제연구기관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중국이 2030년대에 미국을 따라잡지 못하면 영원히 못 따라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10년대만 해도 중국이 2020년대 중반에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중국 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피크 차이나'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1년 미국 대비 중국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77.1%로 최고치를 찍었다. 2003년 중국 GDP는 미국의 14.5%에 불과했지만, 불과 18년 만에 미국 경제의 4분의 3 수준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22년 중국 GDP는 미국의 70.7%로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GDP는 미국의 64.5%로 하락했다. 2020년 이후 최저치로 중국 경제의 미국 추월이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 침체로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았고 알리바바·텐센트 등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는 민영기업의 성장동력을 꺾였다. 미중 갈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줄기 시작하는 등 중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

또한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의 1인 독재로 인한 내부적 정책 토론 결핍도 중국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중국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통 경제 관료가 분야의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에 의해 소외되고 있으며 인민해방군은 업무시간의 4분의 1을 '시진핑 사상' 학습 등 정치 교육에 할당하고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시 주석의 권력 집중 강화와 경제 성장 둔화가 겹치면서 중국의 사회계약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 사회계약의 붕괴'(The breakdown of China's social contract)라는 기획기사에서 "중국인들이 미래에 번영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면 정치에 끼어들지 않고 민감한 의견을 표명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사회계약이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모든 게 중국의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대만을 둘러싼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할 수 있을 정도의 군대, 장비, 실전경험, 지휘구조 및 병참을 갖추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미중 관계에서 미국은 억지력을 추구해야지 지배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중국의 약점과 시 주석의 실수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국가들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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