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첫 경기에서 호주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3-2로 승리했했다.
대체로 아쉬운 볼 판정에 투수들이 고전한 가운데 선발 문동주는 5⅔이닝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지만, 8회 등판한 최승용이 1⅔이닝 무실점 투구로 분위기를 올렸다. 8회말 김도영의 2루타에서 시작된 기회를 김주원이 9구 승부 끝에 동점타를 때려내 살렸고 10회 연장에서 노시환이 단 한번의 기회를 적시타로 연결해 경기를 끝냈다.
━
11월 16일 호주-한국 선발 라인업━
한국은 김혜성(2루수)-최지훈(중견수)-윤동희(우익수)-노시환(1루수)-문현빈(좌익수)-김도영(3루수)-나승엽(지명타자)-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문동주.
호주에는 알렉스 홀, 릭슨 윙그로브, 리암 스펜스 등 2023 WBC에 나섰던 멤버들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한국은 김혜성부터 노시환까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주역들이 나란히 상위 타선에 자리했고 신인 문현빈과 예비역 나승엽이 깜짝 선발로 포함됐다. 류 감독은 "나승엽은 연습 경기에서 정말 잘 치더라. 치는 그림이 정말 좋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에이스 문동주, 제구 난조에도 5⅔이닝 2실점 역투... 6회 한 방이 아쉬웠다 ━
2회에는 2사에서 나이트와 스펜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으나, 우익수 윤동희가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선행주자 나이트를 3루에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좋은 수비 뒤에는 좋은 공격이 이어졌다. 한국은 2회말 선두타자 문현빈이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김도영이 유격수 땅볼로 선행주자를 아웃시키고 1루에 안착했다. 김도영의 빠른 발이 아니었다면 병살이 될 수도 있는 타구. 하지만 그 아쉬움을 자신의 강점으로 만회했다. 김도영이 2루를 훔치고 나승엽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것을 김형준이 브로디의 초구를 공략해 중전 1타점 적시타를 쳐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김주원이 볼넷으로 출루해 1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김혜성과 최지훈이 2연속 땅볼로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후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한국 타자들은 바뀐 투수 코엔 윈을 상대로 한동안 힘을 쓰지 못했다. 3회 윤동희가 호주 2루수 실책, 노시환이 다시 한 번 2루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문현빈이 중견수 뜬 공, 김도영, 나승엽이 2연속 루킹 삼진을 당하며 역전 기회가 무산됐다. 4회에도 땅볼로 출루한 김혜성이 2루를 훔쳤으나, 최지훈이 포수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을 당하며 0의 행진은 계속됐다.
그 사이 문동주는 아쉬운 볼 판정에도 실점 없는 피칭을 이어갔다. 3회 1사 3루에서는 캠벨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4회에는 1사 1루에서 후속 두 타자를 좌익수 뜬 공 처리했다. 5회에는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낸 것을 포함해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큼지막한 파울 타구가 나와 불안함을 노출했고 결국 6회 한 방을 얻어맞고 말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참가했던 선두타자 홀에게 던진 높은 쪽 직구가 도쿄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호주의 2대1 역전을 알리는 솔로포. 캠벨과 버크를 연속 땅볼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무리 짓는 듯했으나, 윌리엄스에게 볼넷을 허용해 결국 김영규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윌리엄스의 5구째 파울공을 3루수 김도영과 포수 김형준 모두 놓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김영규가 에드워즈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
최승용 1⅔이닝 무실점 역투, 도쿄돔 분위기 바꿔놨다! 김주원의 9구 승부 끝 동점타→노시환 연장 결승타... 짜릿 3-2 역전승━
7회에는 자칫하면 경기가 한순간에 넘어갈 뻔했다. 7회초 1사에 올라온 신민혁을 상대로 스펜스가 땅볼 타구를 쳤다. 하지만 이것이 김주원의 글러브를 맞고 나가 좌측 외야 파울 라인 너머로 향하면서 스펜스가 2루까지 향했다. 신민혁은 화이트필드에게 볼넷을 내주고 최지민과 교체됐고, 최지민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윙그로브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홀을 유격수 뜬 공, 캠벨을 우익수 뜬 공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타선도 도와주지 않았다. 5회 1사에서 노시환이 좌익선상 2루타로 치고 나갔다. 윤동희의 타구를 호주 2루수가 뒤로 흘리자 1, 3루가 됐다. 호주는 여기서 새뮤얼 홀란드로 발 빠르게 마운드를 교체했고, 홀란드는 김도영을 헛스윙 삼진, 나승엽을 중견수 뜬 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에는 윤동희의 몸에 맞는 볼, 상대 실책으로 인한 노시환의 출루로 1사 1, 2루가 만들어졌으나, 문현빈이 병살타를 치면서 또 한 번 득점이 무산됐다.
8회에는 호수비로 분위기 반전을 끌어냈다. 8회 구원 등판한 최승용이 버크와 스미스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것이 시작이었다. 최승용은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스미스에게 헛스윙을 유도해 박수를 받았다. 에드워즈의 타석에서는 문현빈, 김혜성으로 이어지는 중계 플레이가 빛났다. 문현빈은 담장을 맞고 나온 타구를 곧장 2루로 송구했고, 김혜성과 노시환이 협살에 성공했다.
마운드에서는 최승용이 환상적인 탈삼진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8회 올라온 최승용은 버크와 스미스로부터 연속 삼진을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에드워즈에게 허용한 안타마저 좌익수 문현빈, 2루수 김혜성, 1루수 노시환으로 이어지는 중계플레이에 아웃으로 끝나면서 이닝이 마무리됐다. 9회에도 나이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작했다. 스펜스와 화이트필드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윙그로브를 다시 한 번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한 타자를 남겨두고 정해영과 교체됐지만 호주의 분위기를 잠재운 33구 역투임은 분명했다.
최승용의 역투에 힘입어 한국도 어렵사리 동점에 성공했다. 8회말 선두타자 김도영이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렸고, 김형준의 땅볼 타구 때 3루에 도달했다. 3루에서 리드 폭을 넓히면서 투수의 신경을 긁었고 김주원의 우중간 외야 애매한 곳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2-2 동점.
승부는 연장전에 가서 결판이 났다. 10회초 김도영의 수비로 실점 없이 막은 것이 시작이었다. 김도영은 1사 1, 2루에서 자신에게 날아온 타구를 글러브로 일단 막아낸 뒤 3루를 찍고 2루로 송구해 병살타를 완성했다. 그리고 끝내기는 KBO 홈런왕 노시환의 차지였다. 노시환은 10회말 무사 1, 2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경기를 끝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