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하향 안정세에 따라 금융시장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펀더멘탈 측면에서 금융시장 특히, 증시에 향후 변수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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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인플레이션 하락세━
지난 10월 CPI는 전월과 비교해서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역시 지난 9월 CPI의 전월비 상승률 0.3%보다 낮아진 것이며 시장 전망치 0.1%를 밑도는 것이다.
지난 10월 CPI는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에너지 가격이 약세를 보이며 상승 압력이 대폭 낮아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 10월에 연율 4.0%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 9월 4.1%에 비해 소폭 낮아진 것이며 시장 전망치 4.1%를 밑도는 것이다. 특히 2021년 9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이다.
지난 10월 근원 CPI는 전월에 비해서는 0.2% 올랐다. 이는 지난 9월의 전월비 상승률 0.3%보다 낮은 것이며 시장 전망치 0.3%도 밑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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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치 2%보다 여전히 높지만…━
지난 9월 근원 PCE 물가지수의 전년비 상승률은 3.7%였다. 10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이달 말 발표된다.
연준이 CPI보다 경제 근간의 물가 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더 중시하는 근원 CPI도 지난 10월 기준으로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 2%를 두 배 웃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CPI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가 최근 상당 수준 낮아졌지만 낮은 가격에 새로 체결된 임대료가 CPI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임대료 하락 추세를 감안할 때 실질적인 지난 10월 근원 CPI의 연율 상승률은 발표된 4.0%보다 훨씬 더 낮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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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인플레, 후행성 감안해야━
특히 OER은 자기가 거주하는 자기 소유의 집을 임대한다면 임대료로 얼마를 받을 것인지 설문조사로 산정한 수치다. OER은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하락하는 시기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상당한 격차로 후행한다는 점이 문제다.
집 주인으로선 자기 집을 임대할 경우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임대료를 낮추기를 꺼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CNBC에 "인플레이션은 서서히 그러나 꾸준하게 완화되고 있으며 모든 추세가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내년 이맘때 쯤이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2%)에 매우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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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소프트랜딩 VS 하드랜딩━
경제 성장세가 서서히 완만해지며 연착륙(소프트랜딩)한다면 증시에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인플레이션 하락과 경제 소프트랜딩이 함께 이뤄진다면 미국 증시는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누적된 금리 인상의 효과가 갑자기 한꺼번에 나타나며 경제가 급랭해 경착륙(하드랜딩)한다면 증시는 다시 타격을 받으며 주춤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15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15일 오후 10시30분)에 발표되는 지난 10월 소매판매와 16일 오전 9시15분(한국시간 16일 오후 11시15분)에 나오는 지난 10월 산업생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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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금리 인하 시기━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면 연준의 금리 인하 타이밍이 중요해진다. 결국 경제의 소프트랜딩과 하드랜딩 여부도 연준의 금리 인하 타이밍에 달려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데 연준이 근원 PCE 물가지수의 연율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할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면 경제지표의 후행적 특성상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질 수 있고 이는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
현재 채권시장은 연준의 입장에 따라 금리 인하를 공격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은 여전히 5%가량으로 연방기금 금리 5.25~5.5%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은 첫 금리 인하 시기를 내년 중반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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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금리 인하 예상하는 이유━
UBS는 미국 경제가 내년 2분기부터 침체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이 내년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해 내년 말 2.5~2.75%로 총 2.7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년에 8번 열리는데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한다면 연말까지 7번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4번은 금리를 0.5%포인트씩 낮춘다는 공격적인 전망이다.
모간스탠리는 연준이 내년 6월부터 총 4번에 걸쳐 금리를 총 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내년 말 금리는 4.25~4.5%가 된다. 모간스탠리는 연준이 2025년에는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낮춰 2005년말에는 금리를 2.25~2.5%까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경체 침체가 심하지 않더라도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고 보는 근거는 최근 수개월간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낮아진 반면 장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7~9월 사이에 상승하면서 실질 금리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질 금리는 명목 국채수익률에서 인플레이션을 차감한 수치를 말한다.
실질 금리가 올라가면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어도 체감상 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실질 금리가 올라가면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았더라도 경제 성장세에 너무 큰 부담이 가지 않도록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기 때문에 연준이 내년 4분기나 돼야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4분기에 금리를 한번 0.25%포인트 인하하고 2025년에도 한 분기에 한번씩 총 4번 금리를 내려 내년 말까지 4~4.25%까지만 낮출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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