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9월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공급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주택업계에서는 "주택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의 주택 경기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했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발표한 11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8.9p(포인트) 하락한 68.8이었다. 이 지수가 60대로 하락한 건 올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공급자 입장(주택업계)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긍정적 전망이 많고, 낮을수록 부정적 전망이 많다는 의미다.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울도 꺾였다. 서울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달 115에서 이달 86.3으로 28.7p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가장 큰 하락폭이다. 같은 기간 경기는 16.2p(97.2→81), 인천은 13.2p(96.5→83.3) 내렸다.
주산연 관계자는 "서울은 유독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수도권 경기전망이 부정적으로 급변하고 있다"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는 등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대출 제한 등으로 주택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은 전달 84.5에서 이달 65.6으로 하락했다. 비수도권은 기준선(100) 대비 60선으로 떨어져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광역시별로 보면 대전이 34.4p(105.8→71.4)로 가장 크게 하락했고 △대구 27.3p(100→72.7) △울산 22.3p(78.5→56.2) △부산 16.1p(86.9→70.8) △세종 11.1p(92.3→81.2) △광주 9.5p(93.7→84.2) 순으로 내렸다. 이외에 지역에서는 전북·제주·전남·충남이 50선을 기록하며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달 전국 자금조달지수는 65.5로 지난달보다 9.5p 더 내렸다. 올해 1월 50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점차 회복하기 시작해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80~70선을 유지해오다 다시 60선으로 하락한 것이다.
자재수급지수도 지난 9월 100을 기록했으나 두 달 연속 내리며 이달 82.4를 나타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공급망 애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을 받은 탓이다.
주산연 관계자는 "시중금리 급등과 브릿지론, PF 등 사업자금 조달 애로도 커지면서 자금수급지수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들어 주택 인허가 물량과 착공·분양 물량 모두 30~50% 급감했는데, 주택사업경기전망까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수급불균형 장기화에 따른 주택시장의 불안정 문제가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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