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셀트리온 출범한다…주주의 압도적 지지, 합병 사실상 성공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김도윤 기자 | 2023.11.14 12:51

(종합)주식매수청구권, 기준선 0.7%인 79억원
실적·주주가치 제고 통했다…최근 주가 상승세
12월28일 출범 예정, 신주 상장은 내년 1월12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총 79억원에 그쳤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합병 진행의 기준으로 제시한 1조원에 크게 못미치는 규모다. 우려와 달리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 아래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위한 최종 관문을 돌파했다. 통합 셀트리온은 연내 출범한다.


낮은 주가, 국민연금 '기권' 우려 커져…결과보니 74억원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셀트리온 약 63억원(4만1972주), 셀트리온헬스케어 약 16억원(2만3786주)으로 총 7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합병 진행의 기준으로 제시한 1조원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식매수청구권 대금은 오는 12월13일 지급된다.

이로써 셀트리온그룹은 재무적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오는 12월28일 통합 셀트리온을 출범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다. 내년 1월12일 신주 상장이 이뤄지면 양사 합병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후 내년 통합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을 흡수 합병하는 것이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의 합병 계획이다.

그 동안 주식매수청구권은 통합 셀트리온 출범의 가장 큰 난관으로 여겨졌다. 셀트리온그룹이 합병을 발표한 후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는 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251원이다. 이는 셀트리온이 합병 안건을 의결한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 때까지도 지속됐다.

이러한 이유로 셀트리온 2대주주인 국민연금기금(국민연금)도 임시 주총에서 통합 셀트리온 출범 안건에 기권 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이 보유주식 1087만7643주(7.43%) 전부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1조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합병 불확실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를 넘었다. 이날 공개된 규모(74억원)를 감안할 때 국민연금도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결국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총 때도 '합병' 압도적인 지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10월 23일부터 11월 13일)가 전일 종료되긴 했지만, 통합 셀트리온 출범의 긍정적인 분위기는 일찌감치 감지됐다. 한국ESG기준원, ISS, 글래스루이스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줄줄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찬성한단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주요 자문사들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대해 목적이 명확한 데다 합병 이후 원가경쟁력 강화, 거래 및 회계 투명성 제고, 적극적 투자, 유연한 경영 전략 등이 기대된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 역시 공개적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찬성했다.

임시 주총 때도 마찬가지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달 각각 주총을 개최하고 합병 안건을 승인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계약을 승인하기 위한 주총 결의는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총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개표 결과 주총 참석 대비 합병 찬성 비율은 셀트리온 97.04%, 셀트리온헬스케어 95.17%에 달했다. 주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셀트리온그룹도 주주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올해 셀트리온은 7번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번째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올해 2월부터 셀트리온이 신고한 자사주 취득 규모는 누적 574만2688주(약 8764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66만5000주(약 3757억원)다. 금액 기준으로 합산하면 1조2500억원 규모다. 상장 계열사 중 올해 자사주 취득 신고금액 1조원을 넘어서는 그룹은 셀트리온이 유일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 자사주에 배정되는 합병신주 수량에 해당하는 셀트리온 보유 자사주 230만9813주(약 3599억원 규모)를 합병 직후 소각하기로 했다.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도 통합 셀트리온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셀트리온 주식 취득에 나섰다.


실적으로 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3분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39.8%로 셀전년동기 대비 6.7%포인트나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올해 3분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효자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IV·정맥주사)'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램시마SC(피하주사)와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같은 수익성 높은 후속제품의 처방이 확대된 영향이다.



통합 셀트리온 내년 매출 목표 3.5조원, 2030년 12조원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접 지속적으로 합병 의지를 보이고 통합 셀트리온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앞장섰다. 서 회장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21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내년부터 매출의 성장 본격화를 앞두고 주가가 저평가된 현재 시점이 합병의 적기라고 판단한다"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통해 이전부터 준비된 결과를 본격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주총 현장에 깜짝 등장해 "행사 규모가 1조원이 넘어도 합병을 성사시킬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매출 원가율 하락, 통합을 통한 투자 여력 확대 등이 셀트리온이 제시해 합병 기대효과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원가율은 70% 수준이나 합병 이후에는 셀트리온의 제조 원가율이 적용돼 원가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구조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입원가 이하로 판매를 할 수 없어 약가가 낮은 국가에는 영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합병으로 원가율이 낮아지면 가격 협상 여력을 기반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 역시 주총 이후 간담회에서 '개발-생산-판매' 일원화를 통한 원가율 절감 등 효과뿐 아니라 회사를 둘러싼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회사를 향한 잡음을 끊고,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점을 시장이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통합 셀트리온 목표는 2030년까지 매출을 12조원을 달성하고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을 아우르는 종합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로 도약하는 것이다. 내년 목표는 매출액 3조5000억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 1조7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기대를 거는 품목은 최근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신약 허가를 받은 '짐펜트라'(램시마SC)다.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유일한 SC 제형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바이오시밀러임에도 신약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출원된 특허가 확보될 경우, 2040년까지 경쟁없는 신약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짐펜트라 매출 목표는 2024년 7000억원, 2030년 3조원 이상이다. 여기에 2025년까 바이오시밀러 5개 품목이 추가로 합류하는 만큼 매년 50%에 이르는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계산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합병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들어섰다"며 "2030년 12조원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한 마일스톤이 또 하나 달성되면서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신규 제품 출시와 파이프라인 개발, 허가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도 빠르게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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