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윙' 소음내던 무인기…국산 연료전지로 770㎞ '휙' 날았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3.11.13 14:30

재료硏,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 개발 성공
'9시간 600㎞ 비행' 캐나다 선도기업 앞질러
해안·산업인프라 감시, 정찰자산 등 활용 가능

한국재료연구원이 개발한 '연료전지'가 무인기에 적용돼 날고 있는 모습. 재료연은 연료전지를 장착한 무인기가 11시간 동안 총 770㎞ 거리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한국재료연구원

드론, 정찰기 등 무인기가 엔진이 아닌 연료전지를 탑재하고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 11시간을 연속비행 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연구진이 자체 설계·제작해 실증에 성공한 '무인기용 연료전지'가 총 770㎞ 거리를 11시간 연속비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기존 연료전지가 지닌 '낮은 에너지밀도' 문제를 극복해서다. 이 기술은 앞으로 해안·공중·산업 인프라 모니터링은 물론 정찰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양철남 한국재료연구원 항공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최근 1kW(킬로와트)급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를 날개 길이 7.2m 무인기에 적용해 공중 실증을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

연료전지는 연료와 산화제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보통의 전지에는 미리 채워놓은 화학물질에서 전기를 만들지만, 연료전지는 지속적으로 연료와 산소를 공급해 전기를 생산한다.

현재 대다수 무인기는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한다. 내연기관 엔진은 장시간 체공할 수 있지만, 소음·진동·배기가스 등을 만든다. 이 때문에 무인기용 전동모터 에너지원으로 이차전지인 '리튬전지'가 쓰인다. 하지만 연료전지의 낮은 에너지밀도 등으로 장시간 비행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한국재료연구원이 개발한 연료전지를 장착한 무인기는 소음이나 진동 등이 거의 없어 산업 인프라 모니터링은 물론 안보 분야 자산 등으로 쓰일 수 있다. / 사진제공=한국재료연구원

이에 연구팀은 고분자 전해질을 활용해 1kW급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기존 배터리와 하이브리드 전원을 구성했다. 이 전원은 무인기 이륙과 공중에서 급격한 전기출력에 대응하고자 최고 출력 4200W(와트) 이상을 낼 수 있는 성능이다.


연구팀은 연료전지를 무인기에 적용해 11시간 이상 장시간 비행을 확인했다. 전 세계 연료전지 중 11시간 700㎞ 거리 비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캐나다 BPS사의 민수용 연료전지는 9시간 600㎞ 거리를 비행한 바 있다.

이 기술은 기존 무인기에 적용되는 이차전지의 낮은 에너지밀도를 극복했다. 결과적으로 장시간 체공을 요구하는 전동 추진 무인기에 적합해 해안선, 내수면, 환경, 산업 인프라 모니터링 등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국산화로 인한 수입 대체효과와 기술자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양철남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연료전지를 적용해 11시간 이상 비행한 기록은 민수용으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이라며 "이제는 민·군 겸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24시간 연속비행이 가능한 연료전지 개발과 무인기 적용 실증연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재료연 기본사업인 '항공기용 연료전지 동력원 개발과 실증 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수행됐다.

한국재료연구원이 무인기용 연료전지를 제작하는 과정. / 사진제공=한국재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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