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사람" 현대차의 '헤리티지'…전동화시대 선도 나선다

머니투데이 울산=강주헌 기자 | 2023.11.13 16:49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다.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

현대자동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복원된 정주영 선대회장의 목소리로 시작됐다.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현대차의 인본주의 정신이 담겼다.

현대차가 전동화 시대를 맞아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도할 전기차 전용공장을 설립한다.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국내 신공장이다. 새로운 도전에 앞서 지난 반세기 수많은 도전 끝에 쌓은 브랜드 헤리티지를 되새기고 이어간다는 각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울산공장 내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반세기 전의 원대한 꿈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담당 라인에서 묵묵히 힘써준 현장의 수많은 기술자 선배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가 혁신하는 궁극의 목적은 결국 '사람'"이라며 "인본주의 가치를 상품뿐만 아니라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장의 사람에게도 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진행되는 헤리티지 전시에 전시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차량.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곧 현대차의 역사다. 1968년 조립 공장으로 시작해 1975년 현대차의 첫 고유 모델인 '포니'를 양산했다. 포니의 양산은 단순한 차량 개발을 넘어 기술 자립을 통해, 해외에 의존했던 자동차 설비·부품의 국산화가 활발해진 계기로 평가받는다. 이후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으로서 현대차 완성차 생산의 중심이 됐다.

전기차 전용공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차의 발전을 이끌어온 울산공장 내 부지에 지어진다. 54만8000㎡(약 16만6000평) 부지에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다. 건설에 약 2조원이 새로 들어간다. 2025년 중에 완공해 2026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전기차 모델이 신설 공장에서 처음 생산될 예정이다.


이날 기공식의 콘셉트는 '오래된 미래'였다. 울산공장 근무자의 시점에서 울산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꿈꾼다는 의미를 담았다. 행사 마지막은 '또 하나의 꿈을 향한 문'(Portal to another dream)을 콘셉트로 '미래'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재생됐다.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진행되는 헤리티지 전시에 마련된 울산공장 직원들의 소장품과 예전 장비들로 꾸며진 '작업자의 방.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의 지난 56년을 돌아보는 헤리티지 전시도 열렸다. 울산공장에서 최초로 생산한 '코티나' 복원 차량을 비롯해 울산공장 설립, 경부고속도로 건설 관련 사료들을 볼 수 있다. 울산에서 시작된 정주영 선대회장의 발걸음도 조명한다. 월급봉투, 사원증,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빼곡히 써 내려간 손때 묻은 노트 등 울산공장을 만든 주역인 임직원들의 흔적들도 전시됐다.

현대차 첫 독자 모델 생산을 위한 열망으로 시작된 '울산 종합자동차공장' 건설, 국민차 '포니'의 탄생, 수출 전용부두 건설, 주행시험장 완공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자동차 공장으로 발돋움한 울산공장의 발전 과정도 시각화했다.

이날 기공식엔 울산공장의 발전에 기여한 윤여철 전 부회장, 김억조 전 부회장, 윤갑한 전 사장 등 역대 울산공장장이 참석했다. 현대차의 첫 독자모델인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1~2세대 쏘나타 등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한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도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기공식을 통해 사람의 힘으로 일구어 낸 울산공장의 역사를 조망하고 이 원대한 꿈이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도 계속된다는 포부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통해 미래 자동차 생산의 패러다임을 리딩하고 제품의 품질, 공장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여 사람들에게 더 나은 모빌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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