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략적 협력으로 AI 안전·신뢰 높여야

머니투데이 곽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 2023.11.13 05:10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올해는 많은 사람에게 AI(인공지능)에 대한 인식과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해 11월 오픈AI의 챗GPT가 처음 공개된 이래 구글의 바드, MS(마이크로소프트)의 라마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대규모 언어형 인공지능 모델(LLM)을 발표했고 이 모델들이 우리 일상에 다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들은 챗GPT에 번역을 맡기고 문화·예술 작품의 창작을 부탁하며 유튜브 알고리즘이 제공한 영상으로 정보를 얻는다. AI를 이용해 정보를 수집·분석·가공·이용하는 것이 이젠 낯설지 않다. 오히려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쳐진 사람으로 여겨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높은 가치의 자원이 바로 '정보'였는데 이젠 정보를 다루는 수단도 인간 지성이 아닌 AI가 된 것이다.

정보를 다루는 수단이 AI가 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기술도 발전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핵분열의 발견이 인류 발자취에 남을 기술적 진보인 원자력 발전을 가능케 한 동시에 원자폭탄이라는 대량 살상 무기를 초래한 것도 기술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챗GPT로 대변되는 대규모 언어모델과 생성형 AI 모델은 우리 생활의 편의성과 다양성을 향상하는 동시에 AI 기반의 사이버공격, 딥페이크 등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한다.

AI에 신뢰성과 보안성이 필요한 이유다. 기존 보안 서비스에는 AI를 활용해 성능과 편의성을 높이고, AI 기반 서비스에는 보안을 내재화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 이것이 'AI 기반 보안' 산업의 핵심이다. AI 기반 보안 산업 분야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평균 30%씩 성장하는 이머징 마켓이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이미 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직은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뚜렷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치열한 경쟁시장이기도 하다. 시장 수요가 활발하고 다양한 협력 모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세계 각국도 AI과 보안 분야 산업을 육성에 경쟁적으로 나선다.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정책 발굴, 투자 유치,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AI 보안 산업육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한국인터넷진흥원)는 'AI 기반 보안기술 보유 유망기업 집중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기업 발굴, 제품개발 및 상용화, 판로개척 및 해외 진출 3단계로 이루어지는 이 지원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총 40개의 기업이 개발 비용부터 전문가 컨설팅, 수요 투자 매칭, 홍보까지 맞춤형 지원을 받았다. 지난 6일 열린 'AI 시큐리티 글로벌 페스타'에서는 국내 유망 AI보안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직접 만나는 기회도 있었다.

오늘날 AI과 보안을 적용해야 할 분야는 ICT(정보통신기술)뿐 아니라, 의료, 금융, 항공, 항만, 교통 등 모든 산업 분야를 포함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수요와 세분화된 공급을 잇는 핵심은 바로 '연결'이다. 우리 기업들의 전략적인 협력과 네트워크 구축이 건강한 AI 보안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곽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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