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열어 '공공택시' 콜?…택시기사 만나 내놓을 상생안은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 2023.11.12 07:23

13일 택시 단체 등 대표 10여명과 간담회
가맹 택시 수수료 개편, 플랫폼 개방 논의
종사자 업무 환경 개선 등 상생안도 마련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 논란이 됐던 택시 사업 구조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친다. '독과점 행위' '분식회계' 의혹으로 당국의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는 데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부도덕하다"고 질타를 받은 만큼, 파격적인 사업구조 개편이 예상된다. 이를 통해 그간 논란을 잠재우고 택시기사들과의 상생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3일 오후 2시 간담회를 열고 택시 4개 단체 및 가맹 택시 연합회 대표 10여명과 만나 카카오T 플랫폼 전반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한다. 간담회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직접 참석하며, 회사는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최종 실행안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들과 논의할 어젠다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카카오 블루'라고 불리는 가맹택시 수수료(로열티) 개편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블루'는 카카오 캐릭터가 랩핑 된 택시로, 현재 국내에서 3만대가 운행되고 있다. 전국 택시(25만대) 8분의 1 수준이다. 일반호출보다 3000원 비싸지만, 손님 선택권 없이 강제 배차돼 빠르게 택시를 잡을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100%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은 가맹택시인 '블루'로부터 운행 매출의 20%를 수수료(가맹계약)로 받는다. 대신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들이 운행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광고·마케팅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운행 매출의 15~17%(제휴계약)를 다시 돌려준다. 결과적으로 택시기사들이 카카오에 내는 수수료는 3~5% 수준이지만, 택시 단체들은 카카오 수수료가 경쟁사(우티 2.5%) 대비 비싸다며 인하를 요구해왔다.

문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수료 정책을 손보더라도 드라마틱한 인하는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실제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이같은 분위기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홍 대표는 "카카오는 일반 택시기사에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고, 이 (일반호출) 비중은 90% 정도"라며 "가맹택시 수수료가 20%로 알려졌지만 실제 기사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복잡한 수수료 수취 구조를 하나로 묶는 등 새로운 가맹계약 방안은 마련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계약'(케이엠솔루션)과 '제휴계약'(카카오모빌리티)의 이중계약으로 매출을 의도적으로 부풀렸다고 보고 지난 7월부터 회계감리에 착수한 상태다. 3~5% 수수료만 매출로 잡아야 하는데, 수수료 전체(20%)를 자사 매출로 계상했다는 것이다.


카카오택시. /사진=뉴스1
또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플랫폼 운영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이른바 '콜 몰아주기' '콜 차단' 논란에 따른 조치다. 카카오택시는 호출 앱 시장에서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줬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과징금 271억원을 부과했다. 또 최근에는 우티, 타다 등 다른 플랫폼의 가맹택시에 대해 콜을 끊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같은 독과점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경쟁사들에 카카오T 플랫폼을 전면 개방한다. 다만 '플랫폼 전면 개방'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는 불분명하다. 카카오T 플랫폼 내 경쟁사 및 공공 플랫폼이 탑재되는 '플랫폼 인 플랫폼'(PIP) 방식이나, 플랫폼끼리 연동하는 방식 등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플랫폼 개방은 워낙 큰 어젠다기 때문에 우리가 방향성을 잡고 진행하게 되면 택시 업계 반발이 클 것"이라며 "택시기사들과 충분한 논의를 진행된 후 결정해야 한다는 내부 합의가 있었고 간담회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들과의 상생안도 마련한다. 종사자 업무 환경 개선, 택시 기사 의료생계 안심지원 등에 대한 내용이 간담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업계와의 상생적 협력과 일반 이용자뿐 아니라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며, 각계의 목소리를 지속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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