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민주노총…간첩 수사받고, 사업장 탈퇴 러시

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 최지은 기자 | 2023.11.08 17:20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9월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3차 범국민대회에서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최근 소속 산하 노조가 잇따라 탈퇴하고 간첩 혐의를 받는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재판이 이어지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민주노총의 세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8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쿠팡 직고용한 배송기사들이 주축이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공항항만 운송본부 쿠팡지부는 민주노총 탈퇴를 신청했다. 민주노총이 노조원 권익보다 정치적 활동에 집중했다는 이유에서다.

쿠팡친구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노조는 조합원의 권익 향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상급 단체인 공항항만 운송본부는 정치적 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조합원 권익보다 산별노조의 여러 활동 참여 요구가 잦았고 조합비 납부를 요구해 쿠팡지부 이익이 침해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합을 만들었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새출발을 하려 한다"고 했다.

쿠팡노조는 전날 총회를 열어 공항항만운송본부 탈퇴안을 통과시켰다. 총회 참석 조합원 95%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같은날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냈다. 민주노총을 떠나 기업별 노조로 독립하기 위한 절차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내일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 운송본부에서 쿠팡의 지부탈퇴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1일 휴게 대책 현장 미준수를 이유로 쿠팡 노조가 설립이후 첫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쿠팡 노조 외에도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의 탈퇴가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 양대 노조 중 하나인 포스코지회는 지난 6월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국내 2위 석유화학 기업인 롯데케미칼 대산지회도 같은달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를 탈퇴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1년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보면 상급단체별로 한국 노총 소속 조합원은 123만8000여명이고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은 121만3000여명이다. 민주노총은 2018년 처음으로 조합원 수에서 한국노총을 앞질러 제1노총에 등극했지만 3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최근 잇따른 사업장 탈퇴로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과 국정원이 민주노총의 간첩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점도 타격이다. 간첩단 '자주통일민중전위'(자통)를 수사 중인 방첩당국은 민주노총 등에 운영해 온 하부망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5월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4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이들은 합법적 노조 활동으로 속여 북한 지령을 수행,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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