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운명의 2024년 앞두고 역대급 실적 담금질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 2023.11.08 14:25

中 실적 회복 및 주요 품목 진출국 확대에 사상 첫 연간 실적 3000억원대 전망
레티보, 내년 1분기 美 FDA 허가 여부 결정…하반기 메디톡스와 ITC 소송 판가름


휴젤이 회사 명운을 가를 2024년을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올해 사상 최대 연간 실적 경신이 낙관된다.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와 HA필러, PDO 봉합사 등 주력 품목 진출국 확대가 배경이다. 이제 시장 시선은 내년으로 쏠린다. 회사 최대 매출 품목인 레티보 미국 허가와 국제무역위원회(ITC) 분쟁 결과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내년 1분기 레티보 미국 식품의약품(FDA) 허가 여부와 하반기 메디톡스와의 ITC 분쟁 결과 도출 등 굵직한 사안들의 결론이 예정돼 있다. 각각 매출 핵심 품목의 세번째 미국 허가 도전과 이후 현지 판매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두 사안 중 먼저 확인이 가능한 것은 레티보 미국 허가 여부다. 회사는 지난 8월 FDA에 미간주름을 적응증으로 레티보 50유닛·100유닛에 대한 품목허가를 재신청 했다. 이번이 세번째 신청이다.

레티보는 지난 2021년 3월 첫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이듬해 3월 FDA가 보완요구서한(CRL)을 요구하며 한 차례 허가가 연기됐다. 같은 해 10월 보완 이후 재신청을 완료했지만, 공장 관리 관련 내용 업데이트를 추가로 요구받으며 또 한번 고배를 마셨다.

FDA 서류 제출 후 허가 획득까지는 약 6개월이 소요된다. 때문에 레티보 미국 허가 여부는 내년 1분기 안에 결과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와 휴젤 모두 수차례 보완을 완료한 만큼, 추가 변수는 적다고 보는 분위기다.

최대 변수로 작용하던 메디톡스와의 ITC 분쟁 역시 내년 하반기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3월 휴젤이 자사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다며 ITC에 제소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가 양사 균주 염기서열 분석 자료 반출을 승인하면서 우려의 시선이 뒤따랐다. 도용이 확인될 경우 제품 제조 및 판매 금지로 핵심 매출 품목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레티보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기준 50.95%다.

하지만 메디톡스가 최근 균주 관련 영업비밀을 해당 분쟁에서 다루지 않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균주가 아닌 보툴리눔 톡신 제조 공정과 관련된 도용 여부만 다투겠다는 것. 해당 분쟁의 출발점이 '균주 도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젤의 부담이 대폭 축소된 셈이다. 다만 양사 모두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과 관련된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레티보, 휴젤 매출의 50% 차지…국내사 유일 '빅3' 시장 진출 및 성장 지속성 확보 기회


두 사안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휴젤의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휴젤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3228억원, 영업이익 1057억원이다. 사상 첫 3000억원대 매출액과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실적 성장세 배경은 레티보를 비롯한 주력 제품군의 진출국 확대다. 레티보는 연초 주춤했던 중국 수출의 하반기 회복세에 직접판매(직판)을 개시한 호주에서 2분기 부터 매출액이 반영됐다. 캐나다 역시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HA필러는 동남아 최대 미용·성형 시장인 태국에서 '레볼렉스'(국내명: 더채움) 품목허가를 획득 후 4분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휴젤은 지난 6월 태국에 PDO 봉합사 브랜드 '리셀비'를 출시하며 HA 필러, 보툴리눔 톡신, PDO 봉합사 시장에 모두 진출한 상태다. 휴젤은 이를 기반으로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의 수출액 성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이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었다. 거듭된 레티보 미국 진출 지연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국산 제품 최초 중국·유럽 진출' 등 화려한 이름값의 빛이 바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휴젤은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빅3(미국, 유럽, 중국) 시장 중 중국과 유럽 진출을 완료한 상태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연간 2조6000억원으로 세계 최대다. 특히 거대 시장 공략뿐만 아니라, 회사 기술 및 제품력에 대한 공신력을 입증할 척도라는 점에서 진출 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휴젤의 경우 국내사 중 유일한 빅3 시장 진출 기업이라는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게 된다. 같은 북미지역인 캐나다에서 지난해 6월 품목허가를 획득한 점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ITC 소송은 미국 허가 이후 실제 판매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 상황에서 ITC 분쟁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미국 톡신 승인과 경쟁사와의 분쟁이 결정되는 2024년은 휴젤에 '건곤일척'(승패 또는 흥망을 두고 벌이는 단판 승부)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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