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 美가계 흔드나…신용카드 연체율 '12년 최대'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3.11.08 01:53

뉴욕 연방준비제도 자료…신용카드 90일 연체율 5.78%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부채 액수가 1조 800억 달러(1410조원)를 넘어섰다.

7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신용카드 관련 부채가 전년비 1540억 달러나 증가해 1999년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부지원금이 끊겼는데도 불구하고 씀씀이가 줄지 않으면서 빚이 늘어난 것이다.

뉴욕 연준의 이동훈 경제연구 고문은 "신용카드 잔액이 3분기에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해당기간에 발생한 강한 소비자 지출과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빚으로 소비를 충당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같은 기간 신용카드 연체율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특히 높은 수준의 학자금 대출 빚을 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즉 30~39세 사이의 대출자 사이에서 연체가 늘었다.

지난 3분기 기준 90일 이상 연체율은 총 1.28%로 전년 0.94% 대비 0.34%p나 증가했다. 모기지 부채 연체율은 0.50%에서 0.72%로, 자동차 대출부채는 2.02%에서 2.53%로, 신용카드 부채는 3.69%에서 5.78%로 크게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용카드 연체 비율은 약 12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히 식품과 가스 및 주택 가격 상승 으로 인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카드 소지자들은 매달 빚을 지거나 지불을 연체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자의 10%에 가까운 이들이 원금보다 매년 더 많은 이자 및 수수료를 내는 악순환에 빠져있다는 것이 미국 소비자 감시단체들의 지적이다.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금리는 기준금리가 최고 5.5%까지 올라가면서 덩달아 뛰었다. 신용카드 연체금리는 20%를 뛰어넘고 있는데 이는 사상최고치 수준이다.

랜딩트리의 신용 분석가 매트 슐츠는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다른 유형의 대출보다 신용카드의 접근성이 더 높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이는 다른 장기적인 재정적 목표를 희생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쓰는 돈은 대학등록금이나 주택 구입비, 세금납부에 사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대부분의 미국인은 정부가 제공하는 몇 가지 안전망, 특히 대규모 부양 자금 투입으로 혜택을 누렸다. 이로 인해 많은 가구가 현금을 비축하게 되어 일부 카드 소지자가 전에 보지 못했던 신용카드 잔액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가 코로나 시절 이후에도 초과 저축을 점차적으로 소비하면서 잉여저축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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