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해외에서 가짜 가상자산 투자사이트를 운영하며 "가상자산 마진거래 리딩을 통해 당일 500%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피해자 253명으로부터 151억원을 가로챈 일당 49명을 검찰에 넘겼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재테크 투자사기 6개 연합 조직을 꾸려 총책급만 6명이었고 49명 중 24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사기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등을 적용해 전원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필리핀에 체류중인 총책 A씨 지휘아래 익명성이 보장된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해외 운영조직 △피해자 유인조직 △기망조직 △법인통장 공급조직△자금 세탁조직 △인출 조직 등 6개 조직이 연합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경찰에 따르면 텔레그램 대화방에선 해외 운영조직, 기망조직, 인출 조직, 자금 세탁조직 등을 담당하는 각 조직이 "가상 계좌 세탁 전문업체" "모든 자금 세탁 가능" "출처 확실한 최신 DB(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 판매" 등의 문구를 올려 자신들의 조직을 '홍보'했다.
A씨는 조직 마다 역할을 나눠줬다. 해외 운영조직이 'B사이트' 등 가짜 가상자산 투자사기 사이트를 구축하면 '재테크 총판 연합방' 등 텔레그램 그룹방을 통해 사기 범행에 가담할 각 연합 조직을 모집·관리하고, 개인정보 DB 162만건 등을 구매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확보한 개인정보는 피해자 유인 조직에 넘어가 불특정 다수인을 카카오톡으로 초대하고 단체 대화방을 생성한 후 '기망 조직'에게 연결했다.
불법 개인정보 DB를 이용한 무작위 오픈채팅방('투자리딩방') 초대→1인 다역을 통한 허위 수익인증 등 투자 성공사례 홍보를 통한 '바람잡이'→가짜 가상자산 투자사이트 가입유도→투자리딩 사칭 입금 유도→ 3~5배에 해당하는 수익 화면 보여주며 수익 인출을 위한 세금, 수수료 등 추가요구→회원 강제탈퇴 등 사전에 정해놓은 각본에 따라 사기범행을 이어갔다.
이런 수법에 속은 피해자들은 1인당 200만원부터 4억3000만원에 이르는 피해를 봤다.
경찰은 국내에서 활동한 이들 총책급 조직원을 다수 검거했다. 검거과정에서 현금 2억4000만원이 담긴 과일상자, 벤츠승용차, 고급 명품 신발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전국에 접수된 동종 피해신고 사건 253건을 병합하여 분석한 결과 필리핀에 있는 해외 운영조직 총책 A씨 외에도 다수의 국내 점조직들이 가담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 총책이 검거된 상황에서 A씨도 필리핀 이민청을 통해 경찰에 자수서를 제출한 상황"이라며 "송환 절차를 준비 중이고 국내 송환이 된다면 범죄조직구성죄를 적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은 해외 운영조직 총책 A씨 등 핵심 피의자 9명을 특정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를 하는 한편, 범죄수익 16억원 상당을 압수 또는 기소전 몰수보전 조치했다. 해외 운영조직과 자금세탁 조직을 제외한 조직들은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에서 조성되고 있는 범죄생태계를 발본색원하는 한편, 고물가와 금리상승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의 서민들을 대상으로 금융범죄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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