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잠재성장률과 구조개혁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3.11.07 05:31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내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각 1.9%, 1.7%로 추정하면서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이 얼마나 가능할지 보여주는 지표다. 있는 자원을 총동원했을 때 얻을 수 있을 최대 성장치다.

한국은행도 5년 단위로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데 2022~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 내외'로 보고 있다. 한은은 연말쯤 잠재성장률 다시 공개하는데 기존 전망보다 낮은 잠재성장률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라는 구조적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실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 2분기 기준 0.7명으로 떨어졌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라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가 본 수치(지난해 기준 0.78명)보다 더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건전재정을 강조한다. '돈풀기'라는 대증요법을 택하는 건 정도(正道)가 아닐 뿐더러 미래세대에 나랏빚을 전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구조개혁과 산업 재편 등 성장 경쟁력을 높일 근본적 처방전을 써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팀은 역대급 세수부족, 고물가, 민간소비 위축 등 대응에 분주했지만 미래 대비를 위한 경제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산업정책도 마찬가지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응에 최선을 다했지만 산업 경쟁력을 높일 근본책은 살피는 데 한계가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노동·연금·교육 등 3대개혁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지만 정작 그동안 성과는 미흡하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구체적 수치 없는 연금개혁안, 근로시간 개편·이민 확대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노동개혁만 봐도 그렇다.

지금의 위기가 윤석열정부 잘못만은 아니다. 역대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나태가 쌓인 결과다. 좋은 약이 입에 쓰다고 했다.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부담스럽다고 구조개혁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껄끄러운 주제일수록 정부가 키를 잡고 대한민국 잠재성장률 추락을 막을 치열한 논의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때로는 '욕먹을 결심'도 필요하다.
/사진=박광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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