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잘 나가네…3분기만에 작년 1년치 영업 훌쩍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23.11.06 05:00
이차전지 업계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성장성을 증명하고 있다. 배터리 3사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만에 지난해 1년치를 훌쩍 넘어섰다. 당장의 불황 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1조8250억원), 삼성SDI(1조3216억원), SK온(-5623억원)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 총합은 2조58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5589억원) 대비 65% 이익이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87% 성장세를 보였고, 삼성SDI가 지난해 수준으로 실적을 방어하면서, SK온이 대폭 적자를 줄인 영향이다. 올해 배터리 3사의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1조9490억원) 보다 5000억원 이상 많다.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훌쩍 넘을 게 유력하다.

호실적에도 배터리 업계를 향한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불황은 전기차 수요 상승세를 꺾이게 만들었다. 메탈 가격 하락으로 인한 배터리 판가 조정 역시 발목을 잡는 요소다. CATL, BYD 등 저가 LFP(리튬인산철)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과잉 공급도 심화되고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전기차 생산 및 도입 시점이 미뤄지는 모습이 관측되기 시작했다. SK온과 포드는 2026년으로 예정돼 있었던 블루오벌SK 켄터키 2공장 생산을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GM은 앞서 전기 픽업트럭 공장 가동 계획을 1년 연기했고 내년 중반까지 북미에서 전기차 누적 생산량 40만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철회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배터리 3사의 내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배터리 업계는 단기적 어려움은 인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 1일 '배터리 산업의 날'에서 "미국 임금이 올라가고 수요가 많이 줄어서 전기차 판매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금리도 올라가니까 아무래도 전반적인 수요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실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매출 성장률은 올해만큼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성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배터리 3사는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전기차 시장의 장기 성장세에 확고한 믿음을 보이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투자를 기존 계획대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컨콜에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후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생태계 형성도 되고 있어서 방향성이 바뀌는 건 어렵다"고 힘을 줬다. SK온도 "물량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탈 가격 하락 역시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리튬 가격은 톤당 2만3000달러 선까지 떨어졌는데, 지지선은 2만 달러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에도 3만 달러 아래에서 리튬 가격이 형성될 게 유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배터리 판가 영향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메탈 가격이 떨어지면서 배터리 및 전기차 가격도 하락하면, 당장은 어려워도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비교적 고성능인 삼원계(NCM·NCA)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LFP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가 2025년 이후 저가 전기차 양산 계획을 앞다퉈 마련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2026년을 LFP 배터리 양산 시점으로 잡았다. 권영수 부회장은 "2026년보다 (양산 시점을) 당겨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SK온 관계자는 "기존 대비 향상된 LFP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며 "고객사와 제품 개발 및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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